■책, 세상을 경영하다(심상훈/평단문화사)
20세기를 풍미했던 프랑스 작가 겸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는 “내가 세계를 알게 된 것은 책에 의해서였다”고 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을 남긴 중세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썼고 중국의 위대한 시인 두보는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남자라면 모름지기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라는 말을 남겼다.
‘책’ 혹은 그것을 읽는 행위인 ‘독서’에 관한 말들은 더 있다. 미국의 시인 에즈라 파운드는 “인간은 하루 독서를 통해서 손에 열쇠를 쥐게 된다”고 했고 프랑스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는 “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주는 진짜 선생님”이라고 단언했다. 요컨대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얘기다.
‘책, 세상을 경영하다’는 책에 관한 책이자 책 속에 난 길에 관한 책이다. 브랜드매니지먼트사 HNC와 작은가게연구소(www.minisaup.com)를 운영하고 있는 북 칼럼니스트 심상훈씨가 최근 5년간 출간된 102권의 경제·경영서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리처드 탈러의 ‘넛지’, 로버트 브루너의 ‘애플과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기업이 되었나’, 이지성의 ‘스물일곱 이건희처럼’ 등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김혜남의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 장영희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등 비경제 분야 베스트셀러가 총망라됐다. 저자는 102권의 책을 ‘우리시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읽어야 할 경영 바이블’이라고 규정했다.
책은 △책에서 경영을 발견하다 △CEO를 발견하다 △성공을 발견하다 △경제를 발견하다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책에서 경영을 발견하다’에는 대니 밀러의 ‘가족 기업이 장수 기업을 만든다’ 같은 책들이, ‘CEO를 발견하다’에서는 존 어데어의 ‘리더의 탄생’ 같은 책들이, ‘성공을 발견하다’에서는 니시다 후미오의 ‘된다 된다 나는 된다’ 같은 책들이, 또 ‘경제를 발견하다’에서는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같은 책들이 소개됐다. 저자가 속독(빠르게 읽기)으로, 혹은 숙독(깊이 읽기)으로 1주일에 4∼5권의 책읽기를 목표로 했던 결과다.
저자는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은 독서에 달려 있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인 왕안석을 즐겨 인용한다. 책을 읽는 것은 비용이 들지 않고(讀書不破費) 책을 읽으면 만배나 이로우며(讀書萬倍利) 가난한 사람은 책으로 부자가 되고(貧者因書富) 부자는 책으로 귀히 된다(富者因書貴)며 독서의 위대한 힘을 설파한다.
독서와 경영에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CEO들은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어쩌면 도발적일 수도 있는 이런 질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홍콩 청쿵그룹의 리카싱 회장,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 등은 틈만 나면 그것이 5분이든, 30분이든, 1시간이든 책을 읽었다. 그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비서(秘書)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책이다. 독서를 하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하지만 독서를 하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가뭄이 오듯 바닥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뿌리 뽑힌 나무는 비가 내리더라도 말라 죽고 줄이 끊어진 연은 바람이 불더라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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