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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의 추락’ 미국도 손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26 22:36

수정 2009.11.26 22:36



달러화가 26일(현지시간) 심리적 저항선을 뚫고 엔화에 대해 14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급락세를 탔다. 일본 정부가 외환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엔화가치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3주간 박스권 장세가 무너지면서 달러 하락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기조가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러를 기반으로 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하는 반면 FRB는 지난 25일 공개한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달러화 가치 하락이 질서정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달러 가치 급락에는 중점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달러는 이날 뉴욕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이 붕괴되면서 달러당 87.22엔에 마감했다.
또 유로에 대해서도 유로당 1.51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또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가중평균으로 나타내는 달러지수 역시 74.50포인트가 무너지며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에 대한 달러 약세는 다음날에도 계속돼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86.69엔 대까지 상승하며 1995년 7월 이후 약 1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가치의 급등이 계속되자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지켜 볼 단계이지만 이상한 움직임이 있을 경우에는 그 나름대로의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급격한 환율변동이 있을 경우 정부가 개입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이는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은 실적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을 공식 선언한 일본 경제를 더욱 늪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야마모토 마사후미 바클레이 외환 투자전략가는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고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공식 선언한 상황에서 외환 시장 개입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환율 불안은 곧바로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쳐 이날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일보다 58.40포인트(0.62%) 떨어진 9383.24에 마감했다.

달러가 급락세를 타면서 금 등 상품가격은 다시 치솟고 있다.

뉴욕시장에서 금 12월물은 온스당 21.20달러 오른 1187.0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가격은 온스당 18.49달러에서 18.63달러로 올랐고 백금도 1444.50달러에서 1466달러, 팔라듐은 366.35달러에서 369.70달러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달러 하락세가 지속돼 엔화에 대해 달러당 82엔까지 떨어지고 유로에 대해서는 앞으로 10%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금은 온스당 1300달러까지 오르고 석유는 세계 경기회복 흐름을 타면서 배럴당 70∼1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 마감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대비 2.0원 상승한 1155.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다 미국 증시 상승 영향으로 전날보다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 외환당국의 개입우려 등으로 상승 반전해 마감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수급 측면에서 결제수요가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달러화 약세 국면에도 환율이 11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환율은 당분간 1150원대 안팎에서 횡보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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