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개혁은 불가피하다. 승진·인사·납품을 둘러싼 고질적인 비리부터 공교육 붕괴와 사교육의 폐해, 최근의 알몸 졸업식 소동에 이르기까지 교육 분야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낙후된 모습을 드러냈다. 기업과 비교할 때 교육의 국제 경쟁력은 낙제 수준이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처럼 세계에 내놓을 만한 간판급 대학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차제에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교육 개혁에 전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 '수요자 중심'이란 대학이 우리 사회, 좀 더 좁히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 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많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아도 재교육을 해야 하고 이러다보니 신입보다 노련한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것이 결국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기업은 우주선으로 달나라 여행을 가는 시대인데 학교 교육은 농경사회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적은 수요자 중심 교육이 얼마나 부실한지 잘 보여준다. 엄밀히 말하면 교육도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작동하는 시장이다. 산업현장(수요)과 동떨어진 교육(공급)은 고용의 미스매치를 낳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저마다 교육개혁을 들고 나왔으나 대부분 유야무야로 그쳤다. 때에 따라선 의욕이 지나쳐 개악으로 치닫는 부작용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일단 착수하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이 장기다. 취임 직후 시작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금융위기 이후 출범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지속적으로 주재해온 것이 좋은 예다. 그런 이 대통령이 교육에 본격적으로 손을 댔다. 대책회의를 일단 1년 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끈기 있게 개선책을 내놓는다면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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