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태양광 이어 태양풍 에너지가 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01 18:28

수정 2010.10.01 18:28

태양풍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의견이 나왔다.

최근 미국 브룩스 해럽 박사 연구팀이 국제우주생물학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거대한 구조의 '다이슨-해럽' 인공위성을 제작하면 화석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슨-해럽 인공위성은 태양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는 '다이슨 구체' 이론을 토대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 인공위성의 핵심구조는 태양 쪽을 향하는 올가미 형태의 구리 와이어와 얇고 가벼운 태양풍 돛이다. 구리 와이어는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태양풍 돛은 태양풍에서 발생하는 전자를 낚아채 에너지로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제작이 실현될 경우 이 인공위성은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적외선 레이저를 통해 지구에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전력발전으로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논문의 핵심이다. 또한 적외선은 대기층을 그대로 투과하기 때문에 공급받는 에너지가 거의 손실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해럽 박사는 "다이슨-해럽 인공위성을 이용하면 현재 지구에서 사용 중인 모든 전력의 1000억배인 10의 27승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슨-해럽 인공위성 이론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 김연한 그룹장은 "태양풍의 전자밀도는 지구근처에서도 1㎤당 10개 안팎"이라며 "황당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전자 포획장치가 없다면 효율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럽 박사가 주장한 바를 계산할 경우 10의 27승W를 공급하려면 1㎞가 넘는 와이어와 너비가 8400㎞인 태양 돛이 달린 인공위성이 필요하다. 지구의 반지름이 약 6400㎞인 것을 생각하면 아직은 제작하기 힘든 규모다.

또한 이렇게 거대한 인공위성은 지구에서 수천만㎞ 떨어진 거리에서 에너지를 보내야 하며 이 경우 레이저가 너무 산란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바늘처럼 얇은 레이저를 전송해도 지구에 도착하면 수천㎞ 두께로 번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형의 다이슨-해럽 인공위성 실험은 이른 시일 내에 시작될 전망이다. 해럽 박사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우주기원 태양에너지 배급사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1㎝ 두께, 300m 길이의 구리 와이어 및 10m 너비의 돛이 달린 소형 다이슨-해럽 인공위성이 실현될 경우 위성 1기가 약 1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7MW(1MW=100만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사진설명=태양풍이 지구 자기장과 충돌하는 모습. 최근 태양풍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론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용어설명/태양풍=태양은 빛과 함께 10만도의 플라스마(전하를 띤 이온상태로 고체 액체 기체가 아닌 제4의 물질상태) 입자를 분출한다.
그 흐름이 바로 태양풍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