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간에 좋다는 건강식품 등 처방없이 남용 병 키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06 18:08

수정 2010.12.06 18:08

평소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40대 회사원 A씨는 연말을 맞아 잦은 술자리 때문에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다.

그의 부인은 지인으로부터 건강에도 좋고 간도 보호한다는 말을 듣고 봉삼을 구입해 달여주었다. 하지만 A씨는 봉삼을 복용한 이후 평소보다 더 피곤한 것은 물론 소변이 짙어지고 얼굴이 노래지는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 급기야 어눌해져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 진단은 독성 간염 및 이로 인한 급성간부전. 처방받지 않은 약제를 별 생각 없이 복용했기 때문이다.
급성간부전은 예후가 매우 안 좋아 응급 간이식을 받지 못할 경우 80% 이상이 사망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6일 “한약이나 생약제제의 경우 식품으로 간주해 처방 없이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성 간염과 급성간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부 두통약이나 진통제에 들어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과량 복용할 때도 간에 큰 무리를 주므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급성간부전은 바이러스의 감염, 약물의 과다복용 혹은 부적절한 복용, 독성 물질 등에 의해 발생한다. 바이러스의 경우 A형 또는 B형간염바이러스가, 약물이나 독성 물질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알코올의 과다복용이 주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처방받지 않은 한약이나 민간요법에 의한 생약제제도 급성간부전을 유발시킨다.

급성간부전 발생 시 처음에는 소화기증상, 발열, 황달 등의 급성간염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세가 심하면 이상행동, 지남력 상실 등의 의식장애 및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 처음에는 면역세포가 인지하지 못하는 잠복기에 있다가 어느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면역체계가 활성화돼 순식간에 간 전체가 괴사될 수 있다.

약물이나 독소의 경우는 약제에 의한 직접적인 간 손상 또는 면역세포에 의한 간 손상이 각각 또는 같이 발생할 수 있다.
간이 제 기능을 상실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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