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초겨울 제주도는 변신의 귀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23 18:46

수정 2010.12.23 18:46

제주의 날씨는 바람의 양과 속도에 따라 변덕이 심하다. 초겨울엔 더욱 그렇다. 세찬 바람이 불 때는 한겨울보다 더한 추위를 느끼지만 바람만 잦아들면 초여름의 날씨처럼 온화하다. 지금 제주에는 억새와 감귤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지천이다. 감귤나무 너머 구름에 걸린 한라산 정상이 장관이다.
아침나절 추울 때는 상고대 때문에 한라산 정상이 눈내린 것처럼 하얗게 빛난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제주는 풍광만큼이나 놀거리도 많다. 구석구석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가득하다. 가슴 졸이며 말을 타도 되고 빨간 기차를 타고 원시림을 둘러보아도 좋다.

■백록담보다 큰 산굼부리에 억새가 지천

제주에는 무려 360여개의 기생화산이 분포되어 있다. 조천읍 산굼부리 분화구는 용암이나 화산재의 분출 없이 폭발이 일어나 구멍만 남은 분화구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형태다. 해발 400m에 위치하며 면적이 약 39만㎡에 달해 백록담보다도 크고 깊다고 한다. 오름은 무엇보다 눈부신 억새밭으로 인해 빛이 난다. 가을을 넘어 초겨울로 가는 길목에도 억새는 지천에 피어 있다.

산굼부리 근처에는 장생의 숲이 있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에 위치한 장생의 숲은 이름 그대로 건강에 좋은 향긋한 숲길이다. 봉개동 화산 분화구 아래 1997년 개장한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은 명상과 치유의 숲길로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 300㏊의 면적에 40∼45년생 삼나무가 수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휴양림 내에는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약수터, 연못, 잔디광장, 맨발 지압 효과의 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특히 순수한 흙으로 덮인 '장생의 숲길'은 명품 탐방로로 삼림욕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올해만 이곳을 찾은 탐방객이 60만명을 돌파해 국내 휴양림 가운데 최다 방문객을 기록했다.

제주 중문·대포해안에는 자연이 빚어놓은 그림 같은 조각이 열지어 있다. 주상절리대다. 3.5㎞에 이르는 용암 표면의 클링커는 파도의 침식으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마치 한 폭의 그림이 바위에 새겨진 것처럼 순수한 아름다움을 준다. 주상절리의 크기는 키가 큰 것은 20m 내외로 발달하며 상부서 하부에 이르기까지 깨끗하고 다양한 형태의 석주들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에서 럭셔리하게 놀아볼까

제주에서는 다양한 레저활동이 가능한 곳이다.

럭셔리한 요트를 타보는 것도 신선한 체험이 될 것이다. 요트에서 낚시도 할 수 있고 와인은 몰론 노래방 시설까지 갖췄다. 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오락거리를 싣고 망망대해로 나가게 되면 마치 왕자나 공주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최근에는 이 요트에서 결혼식 이벤트인 렉시웨딩도 진행한다. 신랑·신부와 하객을 태우고 결혼식 뒤풀이를 하는데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클레이사격은 시속 60∼90㎞로 날아가는 목표물 클레이(진흙접시)를 산탄총으로 쏴 맞히는 레포츠. 강력한 총소리와 클레이가 눈앞에서 산산조각나는 모습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발 밑에서 앞으로 날아올라가는 클레이를 따라 총열을 충분히 들어올리는 게 요령. 클레이의 궤적을 예측해 한 점을 겨냥해서는 한 발도 맞히지 못한다.

대유랜드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륜오토바이(ATV)의 엔진 소음도 사람을 흥분시키는 무엇이 있다. 핸들을 잡은 손과 발판을 디딘 발에 전해지는 진동이 스피드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승마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새별오름 가까이에 있는 드림랜드 승마클럽이 안성맞춤이다. 말은 누구나 탈 수 있다. 허리를 펴고 말이 움직이는 대로 리듬을 타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훈련이 잘 된 말들이라지만 덤불코스에 들어서면서 마구 달리기 시작할 때는 아무런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

최근 제주에는 숲속을 여행하는 기차가 생겼다. 빨간색의 마치 동화 속에서 바로 튀어나온 것 같은 기차는 곶자왈 원시림을 체험하게 된다.

교래 곶자왈은 지하수 함량은 물론 보온과 보습 효과가 높아 북쪽 한계 지점에서 자라는 열대식물인 북방한계식물과 남쪽 한계 지점에서 자라는 한대 식물인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곶자왈이라는 말은 제주방언으로 나무덩굴식물과 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말한다.

기차는 액화석유가스(LPG)로 달리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이다.
1800년대 증기기관차인 볼드윈기종을 모델화하여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했다. 이름하여 링컨 기차로 소속기관사만 모두 4명이나 된다.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기차는 중간 정차역에 승객을 내려주고 산책할 시간을 준다.

/제주=글·사진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

■사진설명=제주를 상징하는 감귤나무와 멀리 보이는 한라산 정상.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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