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전월세 안정방안에 대해 서울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며 혹평까지 쏟아냈다. 이날 여론도 일제히 '전세난 해결 역부족'을 제목으로 뽑았다. 공급확대에서부터 수요관리, 금융에 이르기까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놓은 국토부로서는 힘빠지는 일이다.
최근의 전세대란은 살 집의 부족에서 시작된 건데 공급을 많이 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이미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 전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시장과 모든 언론에서 대책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단 것은 정부가 전세대란의 근본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한 실망감 때문이다. 실제 3∼4인 가구가 살 수 있는 집, 즉 전용면적 85㎡ 안팎의 중형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이런 상황에서 공급이 쉬운 도시형생활주택 등 1∼2인 가구용 월세주택 위주의 공급 확대 대책을 들고 나왔으니 여론이 들끓는 것은 당연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단지 중에 전세 물건이 한두 건도 없는 곳이 허다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고 당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아닌 도시형생활주택 등 1∼2인 가구용 주택 공급에 대규모의 국민주택기금까지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전세대책 요구가 빗발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마당에 정부가 내놓은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고 치더라도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이번 정책을 내놓기 전에 아파트단지의 중개업소라도 돌아봤는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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