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용훈 대법원장 “법복 권위퇴색 신뢰 끌어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28 18:09

수정 2014.11.07 01:59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이제 법관은 과거의 수동적인 역할을 넘어 사법의 후견적·치유적 기능을 적극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단순히 과거 사건을 해결하거나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높아진 기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며 “국민의 든든한 사법적 후견인으로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료하고 실질적인 갱생을 도모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법관이 기계적인 판결만을 담당해 분쟁에서 한쪽편만을 들거나 범죄자를 단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법원장은 “지금은 법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이 그 권위에 복종하거나 판결에 승복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과거 권위의 상징이던 법복과 높은 법대도 이미 상징적 기능이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도 법치주의를 저해하는 요소들이 남아 있다”면서 “사회단체, 언론기관, 정치권력 등 그 누구도 사법부가 소외당한 소수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신임 법관 81명은 사법연수원 40기로, 이 중 여성이 53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신임 판사 중에는 공인회계사를 취득했거나 행정고시에 이미 합격하는 등 다양한 경력자도 눈에 띄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배치받은 이승일 판사는 지난 2001년 한국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하고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해왔다.
경남 창원지법에 가게 된 김샛별 판사는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행시 검찰사무직에 수석합격하기도 했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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