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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CEO 인터뷰]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4 16:50

수정 2014.11.07 00:47

자산운용사들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수익률 부진에 따른 펀드 환매, 랩 상품과의 일전 등 사업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들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적립식으로 몇 년을 내다보는 펀드 투자가 필요할 때다.
"

국내 적립식 펀드 신화창조의 주역,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부회장(사진)의 펀드 투자론이다. 구 부회장은 14일 "약세장일 때 투자에 나서야 한다. 조정은 좋은 기회"라며 적립식 펀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를 확인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와 올해 펀드 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숱한 환매행진 속에서도 아직까지 펀드 시장에 남아 있는 투자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적립식 펀드로 시장을 묵묵히 받쳐주고 있는 투자자에 대한 업계 리딩 자산운용사 대표로서 감사 인사인 셈이다.

구 부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고객의 환매와 시장 변동성 증가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대표 운용사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터라 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실제 국내 자산운용업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요구하는 투자자의 눈높이는 높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피할 방도가 없었다. 인사이트펀드,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 펀드 모두 영향을 받았다. 수익률은 떨어졌고 거세진 환매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보유 중인 주요 알짜 기업 지분율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구 부회장은 "계속해서 보유하고 싶었지만 펀드 환매로 팔아야 할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구 부회장은 물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까지 나서서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그런 의지와 노력 덕분인지 몰라도 인사이트펀드 등은 최근 수익률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수익실현에 의한 환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 다시 주식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펀드 플로의 움직임도 점차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다.

구 부회장은 "펀드 설정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손실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자산 재배분을 통해 빠르게 손실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금융위기 발생 이후 여타 글로벌 펀드 대비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글로벌 투자환경이 최근 개선되고 있어 플러스 수익률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단기적 시각의 펀드 투자와 정보매매를 적극 경계했다. 그는 "펀드 투자를 하면서 타이밍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면서 "한국 경제를 믿는 시각을 갖고 장기적으로 접근할 때 원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일시적으로 부진을 겪은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 펀드의 경우 2001년 설정일 이후 매년 시장을 평균 13∼14% 정도 상회하고 있어 여전히 장기성과 면에서는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랩 상품의 인기몰이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구 부회장은 "펀드와 랩은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기매매 위주의 랩은 틈새시장으로서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랩시장이 커지면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게 돼 시장 전체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구 부회장은 "펀드는 멀리 보고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다 보면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투자 위험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면서 "수년간 멀리 보는 투자를 하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sykim@fnnews.com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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