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화 힘들지만 지연 불가피"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강르네상스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압구정·여의도·성수·합정 등 한강변의 전략정비구역 개발사업도 기로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한강변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이 사업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완전 백지화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한 데다 정책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정치적 논리를 지나치게 앞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대표는 "높은 기부채납비율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데 서울시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돈으로 아파트도 짓고 한강변도 재정비할 수 있어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팀장은 "사업성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투자자들이 워낙 많고 '한강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데 대한 명분과 타당성도 있기 때문에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정책의 신뢰도를 감안할 때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사업 재검토는 많은 갈등을 유발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돼 현 시장의 임기 내에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정비·재정지원 등 검토해야
전략정비사업의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정비로 방향을 제시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재정지원으로 사업성을 높이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건국대 심 교수는 "앞으로 10년 뒤에는 서울시의 80%가 재개발·재건축 대상이 되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 전 시장의 경우 대규모 사업이 많았으나 박 시장은 소규모 정비, 지역주민 유착형으로 진행된 해외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전략정비사업도 부진한 상황이지만 개별 재건축으로 갈 경우 지구단위계획을 따로 세워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전략정비사업이나 개별 재건축이나 사업성은 비슷하겠지만 전략정비사업으로 계획도시를 만들면 얻는 프리미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국대 김호철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개별 재건축으로 진행할 경우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재검토보다는 장점을 살리면서 사업이 진행되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재개발·재건축이 공적사업인데도 정부 지원이 부족해 사적개발처럼 추진되고 주민의견 반영이 중요하게 됐다"면서 "공익성 있는 정비사업을 위해 재정지원을 통해 사업성 확보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blue73@fnnews.com윤경현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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