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부족 및 결핍은 골다공증이나 근육병증을 비롯하여 심혈관-대사질환과 연관이 있으며, 우울증 발생이나 면역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을지대학병원은 지난 한 해 동안 종합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총 1만4750명 중 비타민 D 검사자 3900명의 검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86.1%에 해당하는 3357명에서 비타민 D 부족 또는 결핍증이 진단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중 비타민 D 농도 10ng/ml 미만인 결핍증 진단이 2,419명으로 62%를 차지했으며, 비타민 D 농도가 10ng/ml ∼ 30ng/ml 이하인 비타민D 부족증은 938명으로 24.1%이었다.
연령별 비타민D 부족 및 결핍 진단율을 보면 20대 이하 269명 중 91.8%인 247명이, 30대 899명 중 89.1%인 801명이, 40대 1155명 중 85.5%인 988명이, 50대 1050명 중 85.2%인 895명이, 60대 이상 527명 중 80.8%인 426명으로 연령과 반비례, 젊은 사람일수록 더 심각했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비타민 D는 햇볕을 받아 피부에서 만들어지게 되는데 최근 생활환경이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계속 늘고 있고, 밖에 나가더라도 피부노화 등을 우려해 자외선을 피하려고 하는 생활습관이 원인"이라며 "비만, 공해, 흡연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흡수를 증가시킨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칼슘섭취를 많이 하더라도 제대로 흡수가 되지 않아 체내 칼슘대사를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뼈에서 칼슘을 내다 쓰게 되므로 뼈가 약해지게 된다.
비타민 D 부족은 어린이에서 구루병을, 성인에서 골연화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칼슘 부족으로 뼈에 석회화가 잘 일어나지 않아 뼈가 휘고 통증이 유발되는 병이다.
또한 성장기와 성인기 초기에 걸쳐 비타민 D 부족은 최대골밀도를 획득하는데 장애를 주고 결국 폐경이 오거나 노년기에 접어들면 정상 최대골밀도에 도달한 사람보다 더 빨리 골다공증에 접어들게 된다.
노인은 비타민 D 부족으로 인해 칼슘흡수가 떨어져 이차적으로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고 결국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신장에서 혈압을 올리는 레닌이라는 물질이 많이 분비되고 췌장에서는 인슐린분비를 떨어뜨려 겨울철 혈압과 혈당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타민 D는 또 근육과 신경작용에 영향을 주어 부족 시 근력저하나 근육통,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고, 우울증이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비타민 D는 면역기능에도 영향을 주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결핵이나 겨울철 발생하게 되는 독감도 비타민 D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D 보충을 위해서는 직접 피부를 노출한 상태에서 햇볕을 쏘이거나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반 성인에서는 하루 400-800 단위 정도의 비타민 D를 보충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비타민 D 부족이 있는 사람은 혈중 비타민 D 농도에 따라 하루 2000-3000 단위의 비타민 D가 필요할 수도 있다.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는 폐경 후 여성이나 노인에서는 1일 1000단위의 비타민 D를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늦가을에서 초봄까지의 시기를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는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더라도 하루 15-20분, 주 3회 이상의 피부를 노출한 상태로 일광욕만 하더라도 충분한 비타민 D를 보충할 수 있다.
일광욕에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지만 한 여름에는 오전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골프를 하거나 해변에서 장시간 햇볕에 노출될 때에는 미리 15분 정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햇볕을 쏘이고, 이후 자외선차단제를 발라 과도한 일광으로 화상을 입거나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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