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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 대응 어떻게] (중) 세계 주요국의 도심 수해방지 대책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4 17:51

수정 2012.03.14 17:51

[기상이변 대응 어떻게] (중) 세계 주요국의 도심 수해방지 대책은

세계 각국이 기상재해, 특히 기습적인 폭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해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국가는 도심을 중심으로 이미 수해방지 관련 시설 건설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수해방지 대책에 가장 적극적이면서 앞선 나라로 일본이 꼽힌다. 일본은 수도인 도쿄를 비롯해 8개 주요도시에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지하 40∼50m에 대규모 저류시설을 만들어 홍수기에 물을 가뒀다가 평상시에 배출하는 '대심도 저류시설'을 건설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도시 대부분이 쓰루미강보다 낮아 상습침수지역인 요코하마에는 학교 운동장 등 공공시설의 지상 및 지하에 대규모 유수지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홍수를 막아내고 있다.


■일본, 대심도 저류시설로 효과 톡톡

이 가운데 도쿄의 경우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하천 범람과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간다가와 환상 7호선 지하빗물조절지(대심도 빗물저류시설)'를 만들었다.

도쿄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빗물 조절지는 지면이 해수면보다 낮다. 이에 따라 도쿄도는 수해 방지를 위해 폭 60m로 만들어진 슈퍼제방을 구축한데 이어 지하 40m 이상 깊이에는 직경 12.5m의 빗물 저류용 관을 연장 4.5m 길이로 묻어 태풍과 홍수기에 일시적으로 불어나는 물을 이곳에 저장한 뒤 평상시에 배출함으로써 홍수를 조절하고 있다. 초대형 물탱크인 셈이다.

도쿄도는 지난 1988년 1단계 공사를 시작해 1997년까지 24만t, 1995년부터 2005년까지 2단계 공사에서 30만t의 저류 능력을 확보해 총 54만t의 빗물 저장시설을 갖췄다.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에는 막대한 예산과 유지관리비가 투입되는 데도 건설 추진 과정에서 시민단체 등의 반대는 하나도 없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이에 대한 답은 건설 후의 수해방지 효과에서 나타난다. 대심도 저류시설이 건설 중이던 1993년 8월 이 지역에서 시간당 47㎜의 강우에도 침수 면적 85ha에 주택 3117채가 침수 피해를 보았으나 1단계 공사가 끝난 2004년에는 시간당 57㎜나 비가 내렸는 데도 침수 면적 4ha에 주택 46채만 침수되는 데 그쳤다. 도쿄도는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 이후 시간당 50㎜ 안팎의 집중호우는 지금까지 18차례나 내렸으며 예방효과를 감안할 때 5번 정도의 집중호우 예방으로 대심도 저류시설 투자비를 모두 뽑아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는 도쿄 간다가와를 비롯해 와다야요이·이마이가와·신우지가와 등 8곳에 대심도 저류시설이 설치됐고 20곳에는 대규모 저류시설을 확보해 수해를 방지하고 있다.

요코하마시의 쓰루미강 주변은 저지대로 과거 상습침수지역이었지만 이곳에는 188만명의 주민이 침수 걱정 없이 살고 있다. 요코하마시와 일본 국토부는 이곳 상습 침수 지역에 요코하마 월드컵 경기장까지 건설하고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특히 이 지역 지하에는 84ha 규모의 유수지가 조성됐고 지상에는 테니스장 등 각종 공공 생활체육시설을 홍수 때 유수지로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 운동장까지도 유수지로 활용하는 등 시내 모든 시설이 치수시설과 연관된 다목적용으로 건설된 것이 눈길을 끈다.

[기상이변 대응 어떻게] (중) 세계 주요국의 도심 수해방지 대책은


■수방대책 대심도 저류시설이 대세

영국과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도심에 대심도 터널 등을 건설해 홍수기에는 저류시설, 평상시에는 오·폐수 처리나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 용도 등의 다목적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수도 쿠알라룸푸르 지하에 스마트 터널을 건설해 우기에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침수 등 수해방지용으로, 평상시에는 지하도로로 사용하고 있다. 이 스마트터널은 직경 11.8m, 연장 9.7㎞로 저수 용량은 100만t에 달한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비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역시 대심도 터널을 건설했다. 주목적은 도시의 생활 오·폐수를 이곳에서 정화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역시 우기에는 홍수방지 기능을 한다. 이 터널은 직경 6m에 연장 45.7㎞다.

미국은 시카고에 'TARP 대심도 터널'을 건설해 하수와 홍수 방지 등 다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대심도 터널은 직경 11m에 길이는 무려 176㎞에 달한다.

특히 이 대심도 터널은 지하 90m에 건설됐다.
시카고는 시설 건설로 인근 미시간호 수질 개선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애틀랜타에는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CSOs(합류식 하수 월류수) 대심도시설'을 8m 직경으로 연장 30㎞를 건설했다.


영국은 런던 지하에 연장 84㎞의 템스터널과 7㎞의 대심도 LEE터널 건설을 추진 중이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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