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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 대응 어떻게] (하) 서울시 수해방지 대책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5 17:09

수정 2012.03.15 17:09

[기상이변 대응 어떻게] (하) 서울시 수해방지 대책은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도 이상기후와 이에 따른 기상재해, 특히 막대한 피해와 손실을 몰고 오는 홍수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최근 잦아지고 있는 홍수 및 침수와 날로 커지고 있는 피해에서 잘 나타난다.

서울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구조인 데다 대부분의 주택 등 도시시설이 저지대에 몰려있다. 특히 이들 저지대는 거의 대부분 지역이 한강과 지천에 접해 있어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에 취약하다. 더구나 서해와도 가까워 만조 때 홍수가 겹치면 범람이나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서울 지형·지리여건상 홍수에 취약

이 때문에 집중호우 때 빗물이 도시기능이 몰려있는 저지대로 몰려 침수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중상류지역에 일시적으로 빗물을 가둘 수 있는 대형 저류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빗물을 한꺼번에 배출할 수 있는 하수 및 오수관거 확장도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시내에서 일시적인 국지성 호우로 아주 짧은 시간 내 저지대로 몰려드는 빗물을 처리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 이는 급작스럽게 불어나는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관거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1980년대부터 관거 보급에 나섰고 1990년부터는 기존 오수 관거의 확장 또는 노후 관거 교체작업을 지속적으로 펴오고 있다. 여기에 빗물펌프장을 새로 건설하거나 증설하는 데도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상 기후에 따른 국지성 폭우를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0년에 이어 2011년까지 연속해 발생한 집중폭우와 이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계기로 수방시설은 물론 대책 전반에 대한 수요 조사 결과 중장기적으로 17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특히 상습 침수 지역을 해소하고 산사태 우려로부터 도시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10년간 5조원의 우선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시설 한계…10년간 5조 투자돼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습 침수지역의 하수 관거 배수 용량을 넓히고 이에 따른 하천이나 한강으로 유입시키는 배수 분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2조1551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 빗물펌프장 47곳을 비롯해 노후 펌프를 교체하거나 빗물 저류조 25곳을 설치하거나 하천을 정비하는 데 1조534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산사태 방지, 물막이판 및 하수 역류방지장치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데도 46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스팔트와 시멘트 포장 등으로 대부분의 빗물 투수층이 사라진 서울시내 지표면 구조로 볼 때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 빗물이 순식간에 저지대로 유입돼 하수관거가 마비되면서 침수피해로 이어진다.

더구나 최근 들어 기상재해가 기승을 부리고 기습폭우 등의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기존 대책으로 이를 감당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요 선진국 등에서 운영해 수해방지 효과가 검증된 대심도 저류시설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심도 저류시설은 40∼50m 깊이에 초대형 관을 매설해 홍수기에 물을 가뒀다가 평상시에 배출함으로써 홍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영란 연구위원은 "이상 기후에 따른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침수피해로 인한 인명피해 및 재산손실은 물론 도시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면서 "기습폭우에 대비한 홍수 및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검증된 대심도 저류시설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지금까지의 하수 관거 확장을 통한 수해방지 대책의 경우 가스관·상하수도관·통신선 등 지하에 각종 매설물이 묻혀 있어 작업에 한계가 있고 사유지 보상에 따른 보상비 증가와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 등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대심도 저류시설은 사유지가 아닌 지하 깊숙한 공유지에 설치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어 공사비용과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이 해법

서울시는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해마다 폭우 때만 되면 상습적 침수피해가 일고 있는 7개 지역을 선정,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대상지는 △신월동∼안양천 3.4㎞(사업비 1435억원) △광화문 일대인 효자동∼청계천 2.0㎞(사업비 396억원) △용산 삼각지역∼한강 2.0㎞(사업비 861억원) △신대방역∼여의도 3.2㎞(사업비 1363억원) △사당역∼한강 3.6㎞(사업비 1595억원) △강남역∼한강 3.1㎞(사업비 1317억원) △길동∼한강 1.8㎞(850억원) 등이다. 서울시는 이들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 비용으로 8502억원을 책정해 놓고 있으며 일단 신월동과 광화문 등 2곳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특히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470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두 지역의 공사를 위해 지난해 11월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으나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보류됐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연이어 공청회를 열어 사업진행을 위한 이해를 구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사업자를 선정하고 공사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이 "대단위 토목공사"라며 반대했던 환경운동연합 박창근 공동대표(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안적으로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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