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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스몰캡 100] (12) 바이오매트릭스업체 슈프리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09 16:51

수정 2012.12.09 16:51

[국가대표 스몰캡 100] (12) 바이오매트릭스업체 슈프리마

【 성남(경기)=유현희 기자】 슈프리마 직원들은 출입증이 없다. 회사 출입구에 설치된 바이오인식 시스템이 직원의 얼굴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이 시스템은 0.2초 만에 문도 열어 준다. 또 지문 인식만으로 출퇴근 시간이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된다.

지난 4일 성남시 슈프리마 본사에 들어가는 순간, 수십년 전 스타워즈로 대표되는 공상과학영화 속의 한 장면이 현실처럼 다가왔다. 슈프리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세를 타는 바이오매트릭스(생체인식기술) 기업. 지문인식은 물론 얼굴인식 시스템, 지문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그램이 이 회사의 대표 기술이다. 슈프리마의 생체인식 기술은 전 세계 110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67%에 달한다.

■생체인식 기술 세계 최고 인정

슈프리마는 현재 세계 생체인식 기술 분야 1위다.
100명의 직원이 지난해 거둔 매출은 417억원. 직원 1인당 매출은 4억원이 넘는다.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연평균 30% 이상 성장세를 이어온 슈프리마는 2008년 코스닥에 진출했다. 지문인식, 얼굴인식 시스템과 지문스캐너 및 전자여권 판독기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제품군도 확대했다. 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자신 있게 코스닥에 입성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는 "리먼사태 직전에 상장했다. 당시 투자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할 때 상장해 일반공모는 미달됐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를 밑돌기까지 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만7000원대로 상장 후 증자를 통한 권리락이 발생한 것을 감안할 때 상장 첫날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상장 신고식은 호됐지만 주가 회복은 그 어느 기업보다 빨랐다.

슈프리마의 경쟁력은 연구개발(R&D) 투자에 있다. 직원 중 절반이 연구인력일 만큼 R&D에 쏟는 의지가 강하다. 슈프리마는 연 매출의 7%에 가까운 금액을 R&D에 쏟아붓는다.

최근엔 인도 전자주민증 사업 및 인구등록 사업을 수주했다. 또 아프리카 우간다 중앙은행에 얼굴인식 단말기도 공급한다. 이성미 팀장은 "해외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 슈프리마의 생체인식 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며 "내년에 특허소송이 마무리되면 미국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와 연계한 바이오인식 기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력'으로 세계시장 공략

이 대표는 "해외에서 인정받은 후 역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전략이 통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해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제품이 개발된 첫해인 2003년 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4년 만에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는 매출 6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와 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 쉽지 않았다. 기술력을 앞세워 살아남은 슈프리마에도 2000년대 초 벤처거품이 빠진 이후 겪은 후유증은 컸다.

지난 2003년 첫 제품을 출시한 슈프리마는 벤처에 대한 시장의 불신 때문에 판로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전에 투자만 받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라진 수많은 벤처들 때문에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벤처기업이 만든 제품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

이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3년 구글 검색어에 'Finger Print(지문)'라는 검색어를 등록했다. 검색하면 슈프리마 홈페이지가 가장 먼저 검색되도록 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해외로의 첫 행보가 검색어였다면 오프라인에서는 각종 해외 전시회에서 직접 기술을 시현했다.

제품 출시 이듬해인 2004년 격년제로 열리는 전 세계 핑거프린트 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IBK투자증권 김인필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RF카드를 사용하던 출입통제 시스템이 지문인식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주문이 늘고 슈프리마의 바이오인식시스템 사업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yhh12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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