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 지난달 30일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발사 성공의 역사를 새롭게 쓴 곳이다.
나로우주센터는 이제 다음 단계인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Ⅱ) 개발 사업 성공을 위해 또 한번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 우주센터중 작지만 효율성↑
나로우주센터의 총면적은 550만㎡.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터(570㎢) 규모에 비하면 100분의 1이 안되고,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970만㎡)의 절반 정도 규모로 세계 여느 우주센터보다 작은 편이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더 맵듯이 발사대시스템을 비롯해 추적레이더와 텔레메트리(원격자료수신장비), 발사통제시스템 등 우주발사체에 필요한 시설을 효율적으로 갖추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100%, 발사대시스템은 90% 우리 기술로 구축했으며 이번 나로호 발사의 성공으로 나로우주센터 시스템의 성능도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 받았다.
■한국 달탐사 전초기지 도약 준비
지난달 말 나로호 발사 성공을 기점으로 나로우주센터는 현재 본격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발사대 및 시설물이 나로호에 최적화돼 있었다면 이제는 한국형 우주발사체에 맞도록 '트랜스포밍' 과정을 거치려는 것.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5일 "지난해부터 '우주센터 2단계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질적인 시작은 나로호 성공 이후인 지금부터"라며 "내년 말까지 한국형 우주발사체에 들어가는 75t급 엔진 및 1.5t급 위성 시험동, 발사체 조립동 등 시험시설을 구축해 2015년부터 연구자들이 본격적으로 시험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단계사업을 통해 투입될 예산은 약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엔진연소시험장 및 터보펌프제어시험동 등 7개 주요동과 시험설비를 보조하는 케로신 탱크 및 화재안전동 등 7개 보조동, 총 14개 건물이 건설된다. 이번 구축을 통해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등에 분산돼 있던 각종 시험시설이 결집될 예정이다.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항우연 내에 있는 엔진연소 시험시설은 본래 10년 전 개발됐던 KSR-3의 13t급 액체엔진 연소실험을 위해 지어진 것이었다"며 "중간에 30t급 액체엔진을 개발하면서 시설 규모를 확대했지만 이제는 한도를 초과해 75t급 엔진에 대한 실험이 나로우주센터에서 모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발전 원동력도 기대
나로호 발사 성공과 더불어 나로우주센터의 기능과 역량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더욱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주 센터장은 "현재까지 나로우주센터 방문객 수가 81만명을 넘었고, 올해 안으로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며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우주과학관의 전시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바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10년 내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이 성공하면 나로우주센터는 그 다음 목표인 달탐사를 위해 또 변신할 계획이다. 민 센터장은 "한국형 발사체로 1.5t 위성을 발사한 후에는 달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시설로 또다시 진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감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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