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감면 혜택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리모델링 수직증축 등 4·1부동산대책 핵심 정책수단들의 국회 표류로 '거래절벽'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달 말 취득세 감면종료 이후 거래절벽 완충과 수요심리 안정을 위해 리모델링 수직증축 세부안을 당초 계획보다 서둘러 내놨지만 지난주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고 25일 법안심사소위에서도 통과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대책에 포함된 분양가상한제·다주택자양도세 중과·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 폐지 등 해묵은 주요 개정안들은 여전히 정치적 이해관계의 벽을 넘어설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파급력 높은 법안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맴도는 분위기다. 대책 발표→국회 표류→시장 혼란으로 이어지는 이전 대책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안처리 낙관 어려워"
국토교통위는 25일 법안심사소위를 개최해 리모델링 수직증축 등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법안처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국회 비서관들의 전언이다.
24일 새누리당 국토위 간사 강석호 의원 국회사무실 관계자는 "국토위에서 법안심사소위 일정을 조율 중으로, 현재 25일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철도사업 발전방안에 대해 이날 같이 논의될 예정인데 이견이 만만치 않아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5일 소위에서도 보류되면 9월부터 열리는 정기국회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계획했던 내년 초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은 물 건너 간다. 공포일로부터 6개월 뒤 시행되는데다 지자체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조합이 이에 맞춰 계획변경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고려하면 실제 사업에 착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전국 1468만가구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400만가구가 리모델링 요건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거래절벽 우려 고조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재건축과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최근 5주 연속 약세를 이어가 해당 기간에 각각 1.28%, 0.15% 떨어졌다. 이달 말 취득세감면 종료를 앞두고 수요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당연시해왔던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 통과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과 함께 국회문턱에서 좌절되면 시장혼란이 더 커져 거래절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가 부동산대책 발표 후 국회에서 변질되거나 표류하면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이 아니라 노이즈를 일으켜 혼란만 부추기게 된다"면서 "세대구분을 포함한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4·1대책에서 유일하게 중대형을 포함한 대책이다. 법안통과가 늦어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대형 매물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를 마무리 짓는 임시국회에서 4·1대책 후속입법이 좌절되면 하반기 거래공동화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며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1기 신도시와 재고주택 등에 대한 수요심리 위축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