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이 걸린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지 않으려면 조기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는 '제3회 통증의 날 캠페인'을 맞아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환자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약 8.5% 증가한 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약 15.4%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대상포진 환자에 비해 약 1.8배 더 많이 증가한 것이다. 환자 증가에 따라 관련 진료비도 2008년 약 63억원에서 지난 해 약 119억원으로 1.8배 늘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은 척수 후근신경절, 삼차신경절 등에 잠복하고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신경분포를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나이가 들거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악성 종양, 장기이식 후, 항암치료, 스테로이드 치료 등의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에서는 재활성화가 증가한다.
문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안면부 대상포진을 동반한 안구침범, 중추신경계 손상, 말초근력 약화, 중추신경증후군 등의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에 의한 수포가 완전히 치료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감각이상 등이 남아있는 난치성 통증 질환이다.
환자가 고령이거나 대상포진에 의한 급성 통증의 강도나 발진의 정도가 심한 경우, 발진 전 심한 전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 대상포진을 겪은 환자의 14~19%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70세 이상의 대상포진 환자의 경우 많게는 50%까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통증학회 신근만 회장(강동성심병원 통증클리닉)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초·중기 암환자가 느끼는 통증보다 더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며 "특히 노인 환자에서는 통증으로 인한 삶의 질의 수준이 심각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통 증상 없도록 조기치료해야
대한통증학회가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동안 전국 11개 2, 3차 의료기관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 1414명을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흉추부(가슴) 52.9%, 삼차신경 15.6%, 요추부(허리) 13.8%, 경추부(목) 13.1%, 천골(골반) 3%, 머리 1.4%, 무포진성 0.1% 순이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받은 치료법은 신경차단술로 척추부위에 통증이 발생한 환자 1184명 가운데 95.1%(1126명), 얼굴 및 머리에 통증이 발생한 환자 214명 가운데 97.2%(208명)가 시행했다.
이외에도 정맥 내 약물조사요법(23.7%), 고주파 치료(4.95%), 척수강 내 스테로이드 주입법(0.21%), 알코올 신경파괴술(0.28%) 등 치료법을 사용했다.
대한통증학회 허원석 홍보위원(고려대구로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신경통이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비약물적 치료방법 등 적극적인 조기치료를 통해 대상포진이 신경통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통증학회는 '제3회 통증의 날 캠페인'을 통해 이번 달부터 전국 의료기관, 보건소 등에서 건강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