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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라호텔 윈터트램핑 체험해보니..살그락살그락 살얼음 낀 흙길 걷는 재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6 17:22

수정 2014.10.31 10:08

매일 오전에 진행되는 트레킹은 레저 전문직원인 GAO의 안내로 작은 노꼬메.화순 곶자왈.상잣길.올레8코스.목장길 중 하나를 1시간30분~2시간 동안 걷게 된다.
매일 오전에 진행되는 트레킹은 레저 전문직원인 GAO의 안내로 작은 노꼬메.화순 곶자왈.상잣길.올레8코스.목장길 중 하나를 1시간30분~2시간 동안 걷게 된다.

【 제주=이보미 기자】 "쓰고 있는 선글라스나 모자는 벗고 삼나무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껴 보세요." 제주 애월읍 상잣길 트레킹 코스를 안내하는 정현수 제주신라호텔 레저 전문직원(GAO)의 말에 사람들은 쓰고 있던 선글라스와 모자를 벗고 천천히 호흡하며 걷기를 시작했다. 숲속에서 오랜만에 밟아보는 흙길은 살짝 얼어 있어 걸을 때마다 살그락살그락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잠시 후 일행들을 잠시 세운 숲 전문가 양은영씨는 삼나무의 특징과 주변에 보이는 야생 식물 등 제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르고 걸었다면 한라산 트레킹 코스 중 하나라고 생각했겠지만 중간중간 설명을 듣고 가니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와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 자연 속에서 즐기는 트레킹+캠핑

이 트레킹은 제주신라호텔의 '윈터 트램핑' 패키지에 포함된 프로그램이다.
트램핑(Tramping)이란 트레킹(Trekking)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다. 고객들이 좀 더 제주의 자연을 느낄 수 있게 겨울 트레킹을 하고 숲 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호텔 측에서 배낭, 등산스틱, 등산화 등을 빌려주기 때문에 개인 장비를 따로 챙겨가지 않아도 된다. 배낭 안에는 장갑, 방석, 물과 간식 등이 들어 있다.

매일 오전에 진행되는 트레킹은 레저 전문직원인 GAO의 안내로 작은 노꼬메·화순 곶자왈·상잣길·올레8코스·목장길 중 하나를 1시간30분~2시간 동안 걷는 것이다. GAO책임자인 오권석 과장은 "무조건 편하게 걷는 것이 아니라 트레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오르막 1개 정도를 넣는 등 살짝 땀이 날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는 만큼 완만한 코스로 하되 유동적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천천히 걸으면서 힐링하는 것이 이 트레킹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 50대 부부, 친구, 엄마와 딸 등 15명 정도가 참석한 이날도 함께 걸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20대 여성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제주에 있는 내내 호텔 수영장에만 있을 뻔했다"면서 "제주의 자연이 너무 예쁘다"며 감탄했다.

다른 사람보다 걷는 속도가 늦어도, 앞쪽 숲 전문가의 설명이 잘 들리지 않는다 해도 문제될 게 없었다. GAO는 출발 인원에 따라 3명까지 동행한다. 이날은 2명의 GAO와 숲 해설가가 함께 걸었다.

이들은 선두, 중간, 맨 마지막으로 나눠 사람들을 인솔했다. 오 과장은 트레킹 중간 중간 식용 가능한 식물들의 잎을 맛보게 하고 직접 만져보게 했다. 특히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GAO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모습에 흐뭇한 모습이었다. 한 시간쯤 후 GAO가 나눠주는 커피와 제주귤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가졌다.

1시간30분~2시간 정도 트레킹을 즐긴 후 소나무 숲 속 캠핑장에서 호텔 주방장들이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트램핑에 참가한 이들이 캠핑을 즐기고 있다.
1시간30분~2시간 정도 트레킹을 즐긴 후 소나무 숲 속 캠핑장에서 호텔 주방장들이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트램핑에 참가한 이들이 캠핑을 즐기고 있다.

■흙냄새 맡으며 즐기는 숲속 캠핑

삼나무 소나무 잣나무 숲을 지나는 2시간의 트레킹을 마친 후 캠핑장이 있는 소나무 숲으로 향했다. 텅빈 목초지를 지나자 거짓말처럼 울창한 숲 사이로 완벽하게 세팅된 파란색 텐트들이 펼쳐져 있었다. 텐트 안에는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 침낭이 깔려져 있었다. 숲 속에 놓인 캠핑용 의자에 앉으니 숲속 나무 사이로 하늘이 보였다. 그야말로 캠핑하러 온 느낌이었다.

이때 호텔 직원이 뜨겁게 데워 마시는 와인인 '글루바인'을 가져왔다. 따뜻한 와인을 마시자 추위가 한층 가시는 듯했다. 식사의 시작은 치즈가 녹아든 따뜻한 양파 수프. 뒤이어 하얀 돔 모양으로 씌워진 커다란 접시가 나왔다. 하얀 돔은 단단하게 만든 소금 머랭으로 요리가 식지 않도록 올린 것이라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머랭 속 겹겹이 싸여 있는 연잎을 걷어내자 단호박 영양밥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주위에 등갈비, 제주산 흑돼지, 수제 소시지, 연어구이등이 맛깔나게 담겨 있었다. 흙냄새 낙엽냄새 등을 맡으며 먹는 영양식,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오 과장은 "제주산 식재료로 요리된 음식을 먹으며 캠핑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이라면서 "화려한 설경 속에서 캠핑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윈터 트램핑 패키지(A타입, B타입 중 택1)를 이용하면 본관 스탠다드 객실, 와인 파티 2인 입장권, 야외 온수풀&저쿠지 무료 이용,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 무료 이용, 2인 조식, 윈터 트레킹 2인이 포함된다. B타입 선택 시에는 캠핑 런치 2인이 추가로 포함된다.
패키지 가격은 A타입 1박에 33만원부터, B타입 1박에 43만원부터(세금, 봉사료 별도)다.

spri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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