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당국, 대기업-중견기업 구조조정 선제 대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5 11:34

수정 2014.10.29 14:09

금융당국이 현대그룹과 한진해운에 이어 동부그룹에도 구조조정을 빠르게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자구계획안의 빠른 이행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이다. 금융당국은 대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중견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도 오는 4월부터 본격화 한다. STX·동양그룹 사태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5일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동부그룹 고위 임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자구계획안이 빨리 이행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면서 "당장 동부그룹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동부그룹 임원과 만난 자리에서 동부그룹에 대한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하다며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자산매각이 지체되면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고, 오는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부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을 매각키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그룹의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 알짜 매물을 팔지 않으려는 속셈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확실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려면 다른 기업이 탐내는 주력 계열사를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동부그룹을 비롯해 한진해운, 현대그룹 등 자구계획안을 내놓은 기업에 대해 다음달까지 구조조정 마무리를 독려하고 있다. 당국은 오는 3월 말 올해 주채무계열을 선정하기 전에 3개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이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달 초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을 불러 자구계획안 이행을 독촉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1주일 후 핵심 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을 1조1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한진해운도 최근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뗐다. 한진해운은 최 회장의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완전히 넘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주채무계열에 속한 대기업계열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의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감원은 오는 4월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한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1502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112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은 54개, 퇴출 대상인 D등급은 58개사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중견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옥석가리기도 함께 진행 할 것"이라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중견기업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