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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대기업, 구조조정 ‘도미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5 17:02

수정 2014.10.29 14:00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기업들이 줄줄이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현대그룹과 한진해운에 이어 동부그룹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조조정의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팬택은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산업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는 STX.동양그룹 사태를 지켜본 금융당국이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줄도산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동부그룹에 "구조조정을 빠르게 진행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자구계획안의 빠른 이행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날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동부그룹 고위 임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자구계획안이 빨리 이행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면서 "당장 동부그룹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동부그룹 임원과 만난 자리에서 동부그룹에 대한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하다며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자산매각이 지체되면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고, 오는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그룹의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 알짜 매물을 팔지 않으려는 속셈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확실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려면 다른 기업이 탐내는 주력 계열사를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동부그룹을 비롯해 한진해운, 현대그룹 등 자구계획안을 내놓은 기업에 대해 다음 달까지 구조조정 마무리를 독려하고 있다.

당국은 오는 3월 말 올해 주채무계열을 선정하기 전에 3개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이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초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을 불러 자구계획안 이행을 독촉한 바 있다. 한진해운도 최근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뗐다. 한진해운은 최 회장의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완전히 넘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은 주채무계열에 속한 대기업계열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의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감원은 오는 4월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한다.

공교롭게 팬택도 이날 워크아웃 졸업 2년 만에 또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5월 중 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팬택이 이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은 조만간 채권단 회의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박승덕 이병철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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