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세청,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닌 재산, 세금 부과할것

【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 국세청(IRS)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이하 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IRS는 비트코인이 통화가 아닌 재산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IRS는 "비트코인이 동전이나 지폐처럼 재화를 구입할 때 지불 및 결제 수단의 기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법정통화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비트코인을 주식이나 다른 무형자산과 같이 취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IRS는 "따라서 재산 관련 세목에 적용되는 기준을 비트코인에도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비트코인을 통해 이득을 올렸을 때 이를 재산처럼 분류해 세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IRS의 이와 같은 논리는 이는 건설업자가 공사대금을 건물로 받았을 때 해당 건물을 소득으로 인정해 과세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즉,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기업들은 수익을 국세청에 보고해야 하며 미 달러화 가치로 산출된 가치가 적용돼 세금이 부과된다.

또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채권처럼 가치가 올라 이득을 봤을 때 자본소득세를 물게 된다.

미국의 소득세는 최대 39.6%이며 양도소득세는 최대 20%까지 달하고 있다.

IRS의 이와 같은 입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예견돼 왔다.

앞서 IRS는 올해초 내부 감사기구로부터 "가상화폐에 대한 기본적 세무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탈세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IRS가 가상화폐에 대한 세금 부과 방침을 명확히 밝히긴 했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될 문제가 남아있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이 규제돼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되는 것도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의 가치는 72억5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싱가포르도 비트코인 거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지침을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국세청의 경우, 비트코인을 화폐가 아닌 일종의 바우처(상품권)로 취급해 비트코인 구입시 20%의 부가가치세를 매기고 있다[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