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동부, 자산 빨리 팔아라” 금융당국·채권단 ‘독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4 17:16

수정 2014.10.28 23:50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되자 채권단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늦춰지는 것은 동부그룹 내 강한 반대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말 동부그룹 고위 임원을 불러 자구 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지난 3일에는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이 모여 동부그룹 구조조정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실제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자구계획안을 발표하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자구 계획안의 핵심 사안인 동부하이텍,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질질 끌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매각을 위임하고는 다른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자기가 이룬 기업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미련을 갖고 있으면 현재의 유동성 위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러다가 못 팔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동부하이텍의 경우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 계열사 지분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것.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매각의 윤각은 예정대로 하면 3월 말쯤이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이 문제가 최근에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 매각 역시 동부그룹이 제한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제값을 받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을 패키지로 포스코에 매각하라고 동부그룹에 요청한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 인수 제안을 받았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지분 20~30%를 사고 나머지 70~80%는 산은이 투자하는 방안이다. 동부발전 당진의 경우 포스코가 우선매수협상권을 갖는 내용이다.

하지만 동부는 중국 제철소 등도 관심이 있다며 제한경쟁 입찰로 가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곳은 모두 중국 제철소들로 실사 과정에서 기밀 자료만 빼가고 매각만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안이 계속 지연되면 특단의 조치를 꺼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부와 달리 한진해운,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은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3자 물류 등 일부 사업만 따로 맡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최 회장의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완전히 넘어가면서 유동성 문제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현대그룹은 핵심 자산인 현대상선의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부문 매각을 발표했으며 조만간 본계약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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