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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국정원사태 조기수습-민생모드 전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5 15:53

수정 2014.10.28 08:06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전날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대국민사과를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포격에 이어 4차 핵실험 위협 등 국내 안보실정이 엄중한 상황에서 투철한 안보태세 확립과 국정원의 강도높은 쇄신책을 거듭 주문함으로써 향후 유사사태 재발방지에 '방점'을 찍은 고육책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최근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린 아동학대 사건과 학교폭력 사태 등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함께 관련 후속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는 등 민생챙기기에도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체계의 허점이 드러나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사실상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정국을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제기 당시에도 국정원의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주문한 박 대통령으로선 또 다시 고강도의 국정원 쇄신을 조건으로 남재준 국정원장을 재신임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대통령이 국가 정보의 헤드쿼터인 국정원이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탈·불법적 수사과정에 직접 연루된 만큼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 인식이다. 남 원장도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정원 쇄신책 마련을 약속했다.

다만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제기 당시부터 야권 등으로부터 전방위적인 국정원 개혁 요구가 지속돼왔다는 점에서 '쇄신책 마련'을 전제로 한 조기 진화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여권 일각에선 국정원 대공수사 책임자인 서천호 2차장의 즉각적인 사표 수리와 남 원장에 대한 사실상의 재신임이라는 결과를 놓고 볼때 박 대통령이 문책보다는, 엄중한 최후통첩을 통한 사고 수습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대통령은 민생입법의 4월 국회 처리와 최근 발생한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의 재발방지책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울산과 칠곡에서 계모에 의해 의붓딸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최근 부모의 아동학대로 어린이가 숨진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리고 있다"며 "우리 아이 한 명 한 명을 잘 키워내는 일은 우리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인만큼 이제 아동학대를 더이상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사회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갖고 해결하기 바란다"고 종합대책을 주문했다.


최근 학생 2명이 숨진 경남 진주의 한 고등학교 사건과 관련, "학교폭력은 이미 우리 학생들의 생명에 위해를 가할 정도로 범죄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학교폭력 신고는 갈수록 증가하는데 학교 당국의 교육과 폭력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복지3법과 한국장학재단법, 농어업인안전보험법 등 민생법안과 원자력시설방호방재대책법과 한미방위비협정 비준동의안 등이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의 분발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각 당이 강조하는 민생과 경제살리기는 민생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며 "특히 복지3법은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어르신과 장애인,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법으로서 결코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회에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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