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모(29)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년으로 감형했다고 9일 밝혔다.
도박과 사업실패 등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초등학생을 납치해 돈을 요구하기로 마음먹은 조씨는 지난해 12월 훔친 승용차를 이용해 11살의 초등학생을 납치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소리를 질러 실패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범행을 시도해 등교하던 김모양(8)을 납치, 4시간가량 서울 일대를 돌아다니며 부모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3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다.
김양을 차에 태우고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던 조씨는 경찰에 검거될 상황에 놓이자 도주를 시도했다. 도주 과정에서 경찰과 추격전이 벌어졌고 조씨는 경찰차는 물론 다른 차량과 행인까지 들이받아 2차 피해를 입히기까지 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과 부모가 겪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도주 과정에서 여러 대의 차량을 파손시키고 운전자와 길 가던 행인에게 신체적 피해까지 입혔다. 사회적 위험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 부모가 매번 법정에 나와 눈물로 선처를 구하고 있고, 피해 아동의 어머니와도 합의했다"며 "김양에게 물리적 폭행을 가하지는 않았고, 경제적 곤궁 상태에서 판단이 흐려진 나머지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해 원심보다 형을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8살에 불과한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이고, 미성년자에 대한 범행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위험한 범죄임을 고려하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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