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세모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됐다.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남편 강모(48)씨가 이날 낮 12시 21분 경북 문경 농암면 대정숲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 30분 사이 서초동의 자신 소유 아파트에서 아내(44)와 맏딸(14), 둘째딸(8)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와 딸을 살해한 후 강씨는 오전 5시 6분께 승용차를 몰고 집을 나섰고, 오전 6시 28분께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은 강씨의 집에서 아내는 거실에, 맏딸과 둘째딸은 각각 작은 방과 큰 방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딸들이 누워 있던 침대에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머플러 두 장이 발견됐다.
또 현장에서는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도 있었다. 유서로 보이는 노트에는 "미안해 여보..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게"라는 글이 적혀 있었고, "통장을 정리하면 돈이 좀 남는 것이 있을 텐데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의 치료비와 요양비 등에 쓰라"는 내용도 담겼다.
강씨는 컴퓨터 관련 회사를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도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모아놓은 돈이 떨어지자 강씨는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빌려 일부를 주식에 투자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생활비로 지출한 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4억원 중 2억 7천만원을 날린 것이다.
강씨는 119 신고 직후 충북 청주 대청호에 투신하려다 실패하자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강씨는 라운드 티셔츠와 젖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왼쪽 손목에서는 주저흔(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자해한 상처)이 발견됐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사실 전체를 시인했다.
한편, 경찰은 7일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강씨의 아내와 두 딸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방침이다.
'서초동 용의자 검거'
on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