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실족사한 LG트윈스 2군 내야수 이장희 선수 유족이 건물주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박영재 부장판사)는 이장희 선수의 유족이 건물주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에게 7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선수는 2013년 7월 서울 송파구의 한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 그는 오전 1시 40분께 혼자 술집을 나섰다가 그날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술집 건너편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지나가던 행인이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이 선수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사고가 난 주차장은 건물 측면에 있었다.
지상 주차장 뒤쪽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이 계단에는 73.5cm 높이의 난간이 설치돼 있었다. 이 선수는 술에 취해 난간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다 추락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하 주차장 바닥에서 지상까지 높이는 4m였지만, 난간 외에는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나 안내표지판은 물론 주변에 조명도 제대로 없었다.
재판부는 "문제의 난간은 평균적 체격의 성인남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방호할 수 있는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뒤 건물주들이 난간의 높이를 113cm 정도로 높이는 공사를 시행했다"며 "건물주들도 73.5cm의 난간으로는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런 난간의 하자와 이 선수가 추락한 것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인다"며 난간 관리 책임이 있는 건물주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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