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세운 나고야성 봄이면 2000여그루 벚꽃나무 장관.. 도요타 본사도 자리잡은 자동차 도시
볼거리·즐길거리 가득
게로온천 에도시대때부터 명성 자자 눈 안 쌓이게 합장 모양의 지붕 갖춘 세계문화유산 시리카와고 마을 이색
【 나고야(일본)=조용철 레저전문기자】 일본 3대 도시이자 일본 열도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나고야(名古屋). 혼슈 지방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나고야는 역사적인 모습과 현대적인 모습을 갖춘 도시로 알려져 왔다.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의 무장(武將) 오다 노부나가를 비롯해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배출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또 나고야는 봉건시대부터 제조업인 도자기와 직물 등의 산업이 발달된 도시로 나고야만의 독특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역사와 산업이 공존하는 나고야
나고야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나고야성은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축성한 것으로 1612년에 완성됐다. 국유화하기 이전인 메이지 시대 전까지만 해도 도쿠가와 집안이 대물림하며 살아온 곳이다. 나고야성은 지난 1945년 공습으로 소실됐지만 세계2차대전 종전 14년 뒤인 1959년 재건됐다. 나고야성의 천수각으로 가는 길목에는 혼마루어전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재 1단계 구간만 완공돼 관람이 가능하다. 혼마루어전은 에도시대(1603~1667)에 이 지역을 다스리던 오와리 번주의 주거지로 1615년에 세워진 쇼인양식의 건물을 복원하고 있다. 어전은 천연 노송나무를 사용해 세워졌으며 안에는 장벽화가 복원돼 있다.
천수각 지붕에는 도쿠가와 가문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황금 '샤치호코'를 장식했다. 샤치호코는 호랑이 머리에 몸통과 꼬리가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으며 화재를 막아준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천수각에선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전망대가 있는 곳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다. 천수각 전망대에서 바라본 넓은 공원에는 2000여그루의 벚나무가 있어 매년 봄마다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도요타 본사가 있는 나고야는 일본 자동차 산업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부지면적 4만1600㎡, 총건평 2만7100㎡, 전시장 면적 1만 4300㎡로 구성된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크게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 등 두 개의 대형 전시실과 재료실험실, 특별전시실, 테크노랜드 등 부속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자동차 전시관에는 자동차의 구조와 구성부품, 자동차 기술, 자동차 생산기술을 전시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의 창업 초기 당시 자동차를 만들던 모습을 재연해 놓아 당시 기술과 재료 연구를 통한 기술의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요타 그룹의 창시자인 도요다 사키치가 자동직물기 개발을 위한 실험 공장으로 건설했던 '도요타 자동 직포 공장'은 이후 '도요타 자동방직기 제작소'와 '도요타 자동차 공업'의 설립을 이끈 귀중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요타 그룹 13개사가 공동으로 공장터에 남겨져 있던 건물을 산업 유산으로 보존하고 후세에 알리기 위해 만든 건물이 현재의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이다. 이밖에도 전통 일본정원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시로토리 가든을 둘러보면 된다. 자치단체에서 23년 전에 시민휴식을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온천, 전통춤 체험 등 볼거리 '가득'
나고야 인근에 있는 게로온천을 시작으로 타카야마 시내를 구경하고 세계문화유산인 시라카와고(白川鄕)를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게로온천은 에도시대부터 명성을 이어온 일본의 대표적인 온천으로 기후현 중부의 게로시에 위치해 있다. 구사쓰, 아리마 온천과 함께 일본 3대 명천으로 꼽히는 게로온천은 알칼리성 온천으로 피로 회복과 류머티즘, 근육통,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남북으로 흐르는 히다 강줄기를 따라 료칸(여관)들이 들어서 있고 강변엔 노천탕인 후넨치이 마을 곳곳엔 족욕탕이 마련돼 있다.
기후현 북쪽 끝자락에 있는 시라카와고에는 겨울이편 평균 12m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린다. 지붕에 눈이 쌓여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합장을 하듯 두손을 모은 모습을 한 가옥이 많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시라카와고의 가옥 중에는 250년이 넘은 곳도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난 것에 비해 과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마을 주민들의 정성스러운 관리가 있기 때문이다. 매년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전통방식 그대로 지붕을 보수한다. 억새를 이어 초가지붕을 보수하는 풍경 또한 여행자에겐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다카야마는 '야타이'라는 거대한 마차를 끌고 행진하는 다카야마 축제로 유명한 도시다. '작은 교토'로 불릴 정도로 일본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에도시대의 다카야마진야는 지금 방식대로 말하면 종합 관공서다. 다카야마는 1692년 도쿠가와 막부의 직할령이 되면서 성주가 사라지고 메이지 유신에 이르기까지 176년간 에도에서 파견된 대관과 군다이(郡代)가 행정, 재정, 경찰 등 모든 정무를 다카야마진야에서 집행했다. 또 여유가 있다면 일본의 3대 민요와 춤으로 알려진 구조오도리, 일본 전통종이인 미노와시 만들기 등도 체험해 볼만하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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