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계형 성매매 처벌말아야" vs "처벌해야 생계형 성매매도 방지" 성매매처벌법 공개변론 열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09 16:41

수정 2015.04.09 16:41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이 9일 오후 열렸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성매매처벌법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어 위헌심판을 제청한 변호인의 주장과 여성가족부 등 정부 측 입장, 그리고 양측이 추천한 참고인의 진술을 들었다.

이날 공개변론에서 신청인인 성매매 여성 김모씨(44)의 대리인은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조항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진술거부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매매처벌법으로 집창촌의 규모와 종사자는 감소했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음성적이고 변형적인 성매매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사실상 법률의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요된 성매매라도 성매매를 자백해야 하고, 강제적 행위였다는 것을 인정받지 못하면 처벌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면서 "선별적·차별적 적용으로 오히려 성매매 여성들이 포주에게 예속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법무부 등 정부 측은 "성매매처벌법으로 인해 성매매 집결지와 성매매 종사자 수가 빠르게 감소했다"면서 "현실적 측면에서 성매매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강제적 성매매를 당하는 피해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으며 자발적 성매매 여성도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과잉입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매매는 비인간적인 것"이라면서 "비인간적인 행위를 막아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매매 산업이 발전할수록 산업과 자본, 노동력의 흐름이 왜곡된다"면서 성매매를 처벌해야할 사회적 공익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위헌제청 신청인 측과 정부 측이 각각 내세운 참고인들의 논쟁도 뜨거웠다.

전 서울종암경찰서장 김강자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매매 여성들의 열악한 상황을 전하면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나선 사회적 약자들을 반드시 형벌로 처벌해야 되겠느냐"고 항변했다.

아울러 성매매 단속인력의 부재와 탈 성매매 대책도 없이 강력한 단속만 강조하면서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과 탈 성매매를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은 여러명의 남성을 상대하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구체적이지 않는 등 사회적 해악이 불분명"한데도 형사처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UN 등 국제 인권기구에서도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처벌은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헌론 측 참고인인 최현희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성매매는 여성의 몸과 인격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등 인간을 대상화하고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한다"라고 지적하면서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성매매처벌법 이후 변종성매매가 증가한 것은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서 "독일·네덜란드 등 성매매 합법화 이후에 오히려 성범죄나 성매매를 위한 인신매매가 더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탈 성매매를 위한 제도적 보완과 자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런 이유로 성매매를 합법화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공개변론에 앞서 성매매 여성과 업주 등 882명은 헌법재판소에 "희망을 갖게 해달라"며 성매매처벌법의 폐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