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단지 중심 분양권 전매 활발해져 "실수요 염두 둔 접근을"
서울 및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권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처럼 분양권 전매가 활발한 것은 지난 2006년 집값 상승 대세기 이후 거의 10년 만의 일이다.
위례, 동탄2, 미사강변, 광교신도시 등에 선보인 새 아파트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 프리미엄이 붙었다. 서울에서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가 늘며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분양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당첨이 곧 '로또'로 통하면서 분양권 거래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 1·4분기에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대구.부산 등 청약성적이 좋았던 지방에서도 10년 만에 가장 많은 분양권이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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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치솟고 억대 웃돈
19일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분양권 거래는 집계가 시작된 2006년 23만320건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3년 23만3209건으로 처음 2006년 거래량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2만3362건으로, 사상 최대 거래량을 보였다. 분양권 거래량이 30만건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 이 수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분양권 거래량도 같은 기간 1만9838건(2006년)에서 감소하다 지난해에는 2만6997건으로 급증, 최대치를 보였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다보니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중 거의 절반이 분양권 전매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 거래량 70만8950건 중 분양권 거래량은 32만3362건로 45.6%에 달한다.
분양권 거래량 증가는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입지가 좋은 새 아파트에는 적어도 수천만원 이상 웃돈이 붙은 상황이다. 지난해 '분양광풍'이 불었던 위례신도시 브랜드 단지는 로열층에 억대의 웃돈이 붙었고 동탄2신도시 시범지구 인근에서 분양한 아파트에는 청약당첨자를 대상으로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권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반기 입주가 예정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 전용면적 114㎡ 분양권에는 웃돈만 4억원 이상이다.
■프리미엄 경쟁 '폭탄돌리기' 우려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전문가는 대거 손바뀜이 일어나며 웃돈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가수요가 작용한 '폭탄돌리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또 소위 '떴다방'들이 가격을 높여 치고 빠지기 식으로 프리미엄을 조작하거나 불법전매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위례신도시는 한때 대부분 단지 분양권 웃돈이 5000만원에서 억대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절반 가까이 거품이 빠진 상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지방은 분양권 거래 비율이 매매거래 전체에 육박하는 70~80%"라며 "그러나 웃돈을 주고 산 수요자가 막상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가격상승세가 유지될지는 고민스러운 문제인 만큼 분양권 전매 때 반드시 실수요를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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