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약품, 화학제품을 삼키거나 먹는 어린이 중독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구강청결제와 빙초산 등 일부제품에도 어린이 보호포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14세 이하 어린이 중독사고가 총 1004건 접수됐고, 그 중 831건(82.8%)이 6세 이하의 취학 전 어린이에게 발생했다.
사고 발생 장소는 가정이 760건(7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업시설(5.3%), 여가 및 문화놀이시설(2.4%), 교육시설(2.3%) 등의 뒤를 이었다.
중독사고가 일어나는 품목은 당뇨약, 감기약 등 의약품이 258건(25.7%)로 가장 많았고, 살충제(6.7%), 표백제(6.4%), 세탁세제(3.3%)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은 국내에서는 세정제, 접착제 등 화학제품과 의약품, 화장품 등의 품목에 어린이 중독사고 예방을 위한 어린이 포장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제외 품목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품목이 빙초산과 구강청결제다. 빙초산의 경우 아이가 마시거나 엎지르면 피부에 닿아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소비자원에은 최근 3년간 총 44건의 빙초산 사고가 접수됐고 그중 11건이 만 14세 이하 어린이에게 발생했다. 빙초산은 외부 용기에 화상 위험 및 취급 주의사항은 표시하고 있지만 개폐구에는 어린이보호 장치가 없는 일반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구강청결제 역시 어린이가 마셔서 중독을 일으킨 경우가 지난 3년간 2건이 접수됐다. 구강 청결제에는 알코올이 함유돼 있어 다량 섭취 시 알코올 급성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어린이보호포장은 성인은 개봉하기 어렵지 않지만 만5세 미만 어린이는 일정 시간 내에 내용물을 꺼내기 어렵게 설계된 포장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빙초산 및 구강청결제에 대해 어린이보호포장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두 품목에 대한 어린이보호포장 도입을 관계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 중독사고 대부분이 가정에서 일어나는 만큼 의약품, 세탁세제 등 중독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은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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