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스티븐 킹 "美 부채 지나치게 커" 극단적 상황 가정 비관적인 전망 내놔
세계 경제가 타이태닉 침몰을 부른 거대한 빙산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마땅한 구명정도 없이 세계 경제가 대양을 항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극단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침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제를 달았다.
13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비관론자인 HSBC의 스티븐 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17쪽 분량의 '세계 경제의 타이태닉 문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킹은 "세계 경제가 비상시 활용할 구명정도 없이 대양을 가로질러 항해하고 있다"고 단정했다.
그의 비관적 전망은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거나 대부분 시장 분석과 다른 토대로 구성돼 있다.
우선 그는 미 정부부채가 지나치게 크고, 수준 역시 너무 높아 미 경제를 또 다른 침체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리인하나 정부 재정확대 같은 통상적인 부양책이라는 '구명정'이 지금은 없고, 상당수 다른 나라들 역시 통상적인 정책수단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경기둔화가 침체로 악화하는 흐름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미 경제가 1·4분기 둔화를 딛고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역시 강한 고용 증가로 대변되듯 전망이 밝다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와는 다르다.
킹은 또 임금 상승이 본격화하면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경기둔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더딘 임금 상승을 우려할 정도로 오름세가 크지 않아 경제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킹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본격적인 침체도 가정했다. 중국이 마이너스 성장률로 추락하면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미 달러 강세는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게 되며, 신흥시장에는 쓰나미가 몰아닥쳐 결국 세계 경제가 파산 지경에 몰릴 것으로 비관했다. 그러나 중국 성장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올 1·4분기에도 7%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킹은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도 가정하고 있다. 이 역시 지금으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비대해진 미 연기금 규모가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CNN머니는 연기금 규모가 크다고 6년 동안의 강세장과 경제회복이 뒤집힐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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