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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본인이 후원 계약금 자진 삭감..이민창, 계약 비하인드 스토리 화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8 16:39

수정 2015.06.29 07:36

28일 전북 군산시 군산CC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생애 첫승에 도전하고 있는 이민창이 2번홀에서 두 번째샷을 날리고 있다.
28일 전북 군산시 군산CC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생애 첫승에 도전하고 있는 이민창이 2번홀에서 두 번째샷을 날리고 있다.

군산(전북)=정대균골프전문기자】프로 골퍼가 후원 계약시 계약금을 더 받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후원사가 책정한 계약금을 절반 가까이 스스로 덜 받은 선수가 있다. 올해로 투어 7년째를 맞는 이민창(28·CTC바이오)이다. 이민창은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이 CTC바이오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제약, 건강기능식품, 동물약품을 취급하는 기업이다.
미생물발효기술, 약물코팅기술, 약물전달기술 등과 같은 핵심 기술을 접목한 자체 제품 개발로 2008년에는 세계 일류상품(씨티씨자임), 2009년에는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이오 유망 기업이다.

이민창이 CTC바이오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 것은 조호연(57)회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대신증권KPGA선수권대회 프로암에서다. 조회장은 동반 플레이를 하고나서 "요즘 보기 드문 괜찮은 젊은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 마디로 이민창에게 매료된 것. 그 이후 서로 자주 연락을 하면서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 갔다. 대회가 없을 때는 가끔 불러 라운드를 하곤했다. 오롯이 훈련 경비라도 마련해줄 요량에서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민창은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그리고 이민창은 2012년 12월에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를 했다. 군복무 기간 중에도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함이 없었다. 이민창은 휴가를 나오면 가장 먼저 조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했다. 조회장은 그런 이민창이 그냥 예뻤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이민창이 전역하자 따로 불렀다. 후원사를 구하지 못하면 후원해주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밝혔다. 계약금은 마지막 후원사에서 받았던 금액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민창은 너무 과하다며 그 보다 45% 정도 줄이면 감사히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은 그렇게 해서 성사됐다.

기업이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목적은 마케팅 효과에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이 경우 스타 플레이어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이민창과 CTC바이오와의 계약은 다소 파격이 아닐 수 없다. 투어 성적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선수의 됨됨이만으로 성사된 계약이기 때문이다. 이민창은 투어에서 이렇다할 성적이 없는 무명이나 다름없다. 2008년에 투어에 합류했지만 아직 우승은 없고 2010년 조니워커오픈과 2011년 티웨이항공오픈 공동 2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11년 하이원리조트오픈 때는 1라운드서 프로 데뷔 이후 자신의 18홀 최소타인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 기회를 잡았으나 악천후로 대회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런 이민창이 조회장에 대한 '보은 샷'을 날렸다.
25일 전북 군산시 군산CC(파72·7144야드)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총상금 5억원)에서다. 이민창은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 기회를 잡았다.
이 대회 전까지 올해 출전했던 3개 대회서 모두 컷 탈락한 했던 터라 컷 통과만해도 만족하겠다고 임했는데 덜컥 우승 경쟁까지 하게 된 것. 그리고 28일 열린 대회 마지막날 이민창이 생애 첫승에 성공해 선수의 가치는 선수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걸 입증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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