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를 활용한 '쿨비즈 룩'이 확산되며 반바지와 함께 남성의 제모용품 구매도 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지난달 29일부터 금융사를 제외한 계열사 임직원에게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는 등 여러 기업에서 잇따라 '쿨비즈 룩'을 도입하고 있다. 이전의 '쿨비즈 룩'이 재킷을 입지 않고 넥타이를 매지 않는 선이었다면 올해는 반바지 착용까지 허용하는 등 그 폭이 한층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패션업계에서도 올해 반바지를 주력으로 출시하고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남성복 코모도스퀘어는 올해 반바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업체 측은 오피스 룩으로 적합한 네이비 색상의 반바지와 같은 소재의 긴소매 재킷을 세트로 구매하는 구매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나나 리퍼블릭도 올 시즌 입고된 총 11종의 반바지 중 6가지 제품이 모두 판매됐다. 나머지 제품도 입고 물량의 70% 이상이 소진된 상태다.
반바지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긴소매 셔츠도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바지에 단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긴팔 상의를 함께 입으면 격식 있는 오피스룩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 실제 바나나 리퍼블릭의 여름용 남성 단색 드레스 셔츠는 대부분의 색상이 품절됐다.
코모도스퀘어 마케팅 정해정 과장은 "반바지는 상의를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옷"이라며 "출근복으로 반바지를 입을 경우에는 긴팔 셔츠와 재킷을 함께 입어 점잖은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쿨비즈 룩'이 주목받으며 20~40대 외모를 가꾸는 남성인 '그루밍(Grooming)족'의 제모 용품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바지를 입기 위해 다리털을 다듬거나 아예 밀어버리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
오픈마켓 G마켓이 최근 한달(6월 17일~7월 16일) 간 전년 대비 제모용품 매출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남성구매자의 매출 증가율은 23%였다. 이는 여성 증가율(18%)에 비해 높게 나타난 수치다.
특히 남성의 모근제거기와 제모기 판매는 같은 기간 각각 29%, 31% 늘어나 여성(12%, 13% 증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11번가에서도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남성 소비자의 제모 관련 용품(제모크림.제모기.왁싱용품 등)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75% 늘었다. 특히 다리털을 솎아주는 '레그트리머'는 같은 기간 매출이 52% 올랐다. 이병훈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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