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우호지분 과반 차지 주장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날짜가 확정되면서 롯데 신동주·동빈 형제 간 표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11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17일 열린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사외이사 선임, 기업지배구조 등의 안건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총은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소집한 것이며, 경영투명성 개선을 위한 안건이 상정됐다"고 설명했다.
롯데홀딩스 이사 자리를 놓고 삼부자 간 경영권 갈등이 촉발된 만큼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표 대결에 양측 모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종업원으로 구성된 우리사주협회, 임원진이 각각 3분의 1씩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1.4%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지분(2%)보다는 다소 적다.
그러나 전체로 봤을 때는 두 사람 모두 개인 지분은 모두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롯데홀딩스 내 우호지분 확보에 표 대결의 승패가 달려 있다.
양측은 모두 자신의 우호지분이 과반을 차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광윤사, 우리사주 등을 합해 3분의 2 이상의 우호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 측도 자신의 보유지분과 광윤사, 우리사주 등을 합해 50% 이상의 우호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서로 광윤사와 우리사주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당일 주총 현장에서 표 대결을 하기 전에는 예측이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광윤사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모친 시게미쓰 하쓰코씨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의중에 대한 질문에 신 회장은 "아버지를 존경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홀딩스 주총의 승패가 갈리더라도 경영권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호텔롯데 지분의 72.65%를 보유한 L투자회사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함께 12개 전체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는 등 대표직이 불안정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 다툼의 승자가 가려져야 한국 롯데의 경영권도 최종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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