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감 대장정 돌입] 쌀값 떨어지는데 밥용 쌀 계속 수입 농식품부 "WTO 규범 탓에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0 17:37

수정 2015.09.10 17:37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FTA 수혜 받는 업종이 농업 등 피해 지원하는 무역이득공유제 필요성
10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쌀'과 '무역이득공유제'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쌀값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밥쌀용 쌀을 계속 수입하는 것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농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쌀값은 15만9972원(80㎏)으로 지난해 수확기(10~12월) 쌀값 16만7347원에 비해 4.4% 낮은 수준이다.

농민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6만원 수준이던 조곡 40㎏는 올해 5만원 정도로 16%가량 하락한 상태다. 특히 이달 말께면 수확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어서 쌀값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 기상여건이 양호해 벼 생육이 좋다"면서 "수확기 쌀 수급과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여건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7월 중국산 단립종 1만t과 미국산 중립종 2만t에 대해 낙찰을 끝내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실제 반입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보낸 자료에서 "국내산 쌀이 대부분 밥쌀용으로 유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저율할당관세(TRQ) 쌀을 가공용으로만 수입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면서 "밥쌀용 쌀을 일부 수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은 "쌀 관세화 협상 과정에서 밥쌀용 쌀을 수입하지 않으면 불리해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정부가)밥쌀용 쌀을 수입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밥쌀용 쌀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국내 산지 쌀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이득을 보는 사업이 농수산물 등 피해산업에 일정액수를 지원하는 제도인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필요성도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이 장관은 의원들이 무역이득공유제 입법화에 대해 묻자 "그것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곤란하고 본다"면서 "기술적으로 법을 제정해 강제하는 것에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이 이러다간 봉변을 당한다. 농민을 우롱하면 안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의 이인제 의원은 "FTA로 인해 무역이 확대되면 세수가 증가한다. 그 세입의 일부를 농업발전기금으로 만들어 수출농업이나 첨단농업에 투자하면 된다"며 아이디어를 내놨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선언하고 수입된 쌀은 전량 시장격리하라'고 강조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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