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유엔외교' 격상된 위상 확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뉴욕행에서 모범적 중견국으로 격상된 우리나라의 위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선도자 역할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올해가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인 데다 유엔 창설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는 만큼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한강의 기적을 일군 우리나라가 국제평화 질서 확립에 앞장서겠다는 리더십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평화.안보, 개발, 교육,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의 도전과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기여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로 대표되는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는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다"며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보여주듯이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발생이라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강한 유엔을 만들어 새로운 다자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와 인권, 정의, 법의 지배에 기초한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우리 외교의 핵심 가치로 추구하는 한국은 인류애의 이상과 이를 위한 실천을 강조하면서 유엔이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들에 대응해 나가는 데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과 관련, "참혹한 전쟁 경험과 남북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국은 평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유엔의 평화 수호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국은 18개 임무단에 약 1만3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고, 한국의 평화유지군은 모범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평화유지와 재건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유엔과의 협의를 거쳐 평화유지군(PKO)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며, 아프리카연합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이라면서 "중동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서도 관련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강의 기적을 이룬 기폭제가 된 새마을운동의 성과와 개발도상국에 확대·전파를 수차례 강조하며 개도국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에 대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이 개발의제 이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우리의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해갈 것"이라면서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글로벌 보건안보 강화와 관련, △ 향후 5년간 '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 구상'을 통해 총 1억달러의 재원을 투입해 개도국 감염병 대응능력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달러 규모의 개도국 지원사업 등을 다시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우리 정부가 선도적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구체적 로드맵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저는 기후변화 대응이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유치국으로서 에너지신산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개도국에 전수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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