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자체가 모순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씨(48·남)는 16일 "국정교과서라는 게 나라에서 하나의 교과서를 정통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균형 잡힌 시각을 한 교과서 안에 담아내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학부모 소모씨(44·여)도 "교육소비자 입장에서 아이를 양질의 교과서로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라며 "지난 교학사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선택되지 못한 것만 봐도 경쟁력도, 공정성도 없다는 게 드러났는데 다시 정부주도로 교과서를 만든다는 건 교육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최모씨(24·여) 역시 "역사에는 정설이 없기 때문에 올바른 국정교과서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며 "다원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이니 기존의 검인정제도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내·외 470여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는 역사정의실천연대 방은희 사무국장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획일화·정형화시키는 교과서 국정화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며 "우리가 생각하기에 반대의견이 압도적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단 국정화 행정예고에 반대하는 국민서명운동에 들어갔고 시민행동 8가지를 만들어 교육부에 반대의견 보내기, 인증샷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기, 현수막 달기, 스티커 붙이기 등 시민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양질의 교과서 만들어야
반면 국정화에 찬성하는 입장도 잇따랐다.
유모씨(72)는 "기존 교과서가 공산주의자를 미화하고 공덕이 많은 전임 대통령들을 독재자로 깎아내리기 때문에 (국정화를 통해) 정통을 세우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스쿨에 재학 중인 장모씨(26·여)는 "교과서가 다양하면 뭐가 시험에 나올지 확신할 수 없어 학생들에게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한 권을 양질로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역사교과서대책범국민운동본부 이희범 사무총장은 "(기존 교과서에서) 현대사부분이 이념적으로 왜곡돼 있다"며 "(기존 교과서가) 김일성은 독립운동가로 묘사하고 북한의 경제발전과 관련해서는 말 동상까지 사진에 실려 있는데 이승만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자로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단체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의 이경자 대표 역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역사학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좌빨학자들이 커밍아웃 하는 격"이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들은 국정화에 반대하는 게 옳은 것처럼 여기는 게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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