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품목 재배인 모여 핵심기술 공유 '시너지'
경기인삼산학연협력단 해외시장 개척 큰도움
경기인삼산학연협력단 해외시장 개척 큰도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격언이 농업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 중 본격 발효되는 등 농산물 이동에도 갈수록 국경이 사라지며 차별화·고급화 등 우리 농산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 전문가, 농가 등 '관·산·학·연·농'이 모두 뭉쳤다. '지역전략작목 산학연협력광역화사업'이다. 총 3회에 걸쳐 관련 성과와 모범 사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인삼의 고장' 강화를 중심으로 한 경기 지역은 올해 '토종 경기 인삼'을 지키기 위해 생산이력시스템을 구축했다. 인삼의 재배→가공→유통 등 전 과정에 걸친 이력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경기 인삼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놓은 것이다.
경기 인삼 공동브랜드인 '천경삼'을 알리기 위한 해외홍보도 지난 7~9월 사이에 대만, 중국, 홍콩 등 인삼 수요가 많은 나라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펼쳐 브랜드 가치 제고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곳곳에 흩어져있는 인삼 농가, 판매처 한 두곳이 모여선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을 해낸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 국립연구소, 학계 및 업계 전문가, 생산자 등이 힘을 모은 결과다.
지역에 특화된 전략품목을 육성해 양질의 농산물 생산·판매, 지역농업발전 선도, 우수 농산물 해외시장 개척, 농가 및 판매처 수입 증가 등을 위한 '산학연협력광역화사업' 성과가 점점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뭉치면 산다…성공요인은?
1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역전략작목 산학연협력광역화사업'은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영농신기술을 현장에 접목시키고, 생산자의 기술적 애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종합컨설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또 같은 품목을 재배하는 농업인들의 자율모임을 육성해 핵심기술을 공유하고 확산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농진청이 사업을 총괄하고 직접적인 협력단 활동 지원은 도 농업기술원이 맡는다. 현장에서 회원농가에 대해 컨설팅을 지원하는 산학연협력단에는 대학교수, 연구원, 시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등 농·축산물 생산·가공·유통 분야 전문가,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농업인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협력단에만 전문가 30~40명, 농업인 150명 정도로 약 200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직간접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움직이는 '현장 농업 전문가 집단'인 셈이다.
관련 사업은 특화사업단, 광역사업단, 융·복합사업단의 3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지역전략작목을 재배하는 농업인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기술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 보유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시기별 현장교육, 컨설팅, 세미나, 연찬회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전수하고 있다"면서 "농업인들 역시 자율적으로 모임체를 구성·운영해 상호간의 생산, 가공, 유통·마케팅 지식과 경험, 새로운 정보 등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물로 지난해에는 국무총리실 소속의 지역발전위원회 평가에서 '우수'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이 사업은 사업계획→사업운영 및 평가→성과환류 등 전 과정에 걸쳐 성공요소가 곳곳에 녹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마다 성공 사례 돋보여
경기 인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려진 '경기 인삼 산학연협력단'만해도 대학교수 7명, 도기술원 전문가 6명, 농·축협 관계자 5명 등 총 36명의 기술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또 경기 남·북부에 걸쳐 핵심농가 30곳, 일반농가 79곳 등 109곳의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에겐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생산이력추적시스템 서버 구축 및 유지, 홍삼 제조공정 최적화 및 사포닌 성분 중 하나인 Rg3 강화제품개발, 문화권 특성에 맞는 제품 브랜드 이미지 개발 등의 특명이 주어졌다.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은 올해 이미 구축이 완료됐고 Rg3가 강화된 홍삼제품도 개발, 부가가치 향상과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산학연 협력사업을 통해 인삼, 쌀, 포도, 양돈, 수출화훼 등 5개 품목에 걸쳐 올해에만 경기도안에서 46억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획기적 시도와 가시적 성과는 '산채바우'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알려진 강원도 산채산업을 비롯해 전남 친환경 한우, 전북 허브, 충남 토마토, 충북 고추·고구마 등 여러 지역의 다양한 품목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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