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대학교 중양금융연구원 리우잉 주임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화되면서 외환보유액이 1조5000억~3조달러로 줄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4383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최근 중국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지난해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국의 자본이탈 우려가 커졌지만 올해 경제성장을 위해 기준금리,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올해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크지만 중국 당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며 안정적인 구간에서 위안화 환율이 움직일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중국 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위안화 국제화'를 비롯, '위안화 환율' '금융통화정책' 등과 관련해 중국 인민대학교 중양금융연구원의 리우잉 주임을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현재 리우잉 주임은 중국의 대외 금융 협력 및 합작에 관한 연구를 담당하는 합작연구부를 맡고 있다. 중양금융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 등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 연구소의 연구방향으로 중국의 외환·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다음은 리우잉 주임과의 일문일답.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과 외환보유액 적정선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됐지만 국제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금융개혁이다. IMF에서 요구한 자유태환 기준으로 보면 현재 중국은 총 40개 항목 중 87.5%(35개) 이상을 충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IMF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예금금리 상한선 철폐 등 금리 전면 자유화 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환보유액도 SDR 편입을 계기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달러 보유액이 많았지만 앞으론 달러를 줄이고 다양한 통화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또한 외환보유액에서 금 보유량이 1.65%(2015년 6월 기준) 수준에 불과해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낮기 때문에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한 외환보유액은 전반적인 경기 및 대외무역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 외환보유액(약 3조4000억달러)을 감안하면 1조5000억~3조달러면 이론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위안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장기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 신흥시장의 자금 이탈로 인한 통화가치 하락을 초래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신흥국의 경제가 호전되면서 자본이 신흥국으로 향했으며 위안화를 포함한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상승했다. 또한 위안화가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한 만큼 이에 따른 책임도 커졌기 때문에 인민은행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위안화 환율 변동의 3대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금융 안정성 및 외환 유동성, 당좌계정 및 자본계정 등을 분석해 봤을 때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나.
▲금리인상으로 영향은 있겠지만 인민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재정부가 세금 인하를 포함한 재정 확대정책을 시행할 것이며 인민은행도 정확한 (양적완화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준율 인하 등의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달러 강세로 위안화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본 유출에 대비해 위안화적격국내기관투자가(RQDII)에 제한을 둔다든지 수단은 많다.
―향후 위안화 국제화가 한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두 나라 간 무역거래가 늘고 통화스와프 협력도 강화되는 등 위안화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 기금, 브릭스 신개발은행 등은 금융협력 확대를 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각국의 인프라 투자와 지역 금융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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