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증시에 휘몰아치던 중풍(中風)이 하루만에 일단 수그러든 모습이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언제든 중국 증시가 다시 휘청거릴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 충격파를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발 리스크를 경계해야 하지만 과도한 우려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中영향 제한적 기대감에 반등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는 전날의 급락 충격을 딛고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1.77포인트(0.61%) 상승한 1930.5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6.28포인트 상승한 684.07을 나타냈다.
중국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관들이 반발매수에 나선 영향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기관은 코스피에서 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급락 및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코스피가 반등했다"면서 "그동안 중국증시 급락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하루를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새해 첫날 각국의 증시가 급락세로 시작한 가운데 상해종합(-6.86%), 니케이225(-3.06%) 등 주요국에 비해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2.17% 하락에 머물렀다"면서 "이는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에도 비교적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도랠리 지속 의문
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당초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안도랠리의 지속성을 떨어뜨리게 됐다는 지적이다. PMI 하락은 시장 측면에서 중국 경기의 점진적 반등 기대감이 재차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외국인 매도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어 시장은 안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다"면서 "중국 PMI 부진으로 위안화 약세의 영향에 따른 원화 약세 동조 가능성이 높아지며 수급 개선 효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1895억원 순매도를 나타내며 22거래일째 매도를 이어갔다.
■변수 많아 변동성 이어갈듯
중국의 수출실적 발표, 달러 환율 등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안정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정현 연구원은 "오는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4·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또한 배당락 이후 배당차익실현 매물 출회 지속 가능성 높아 당분간 지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 연구원은 "향후 시장이 재차 안정을 찾기 위한 변수로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8일 발표될 미국 12월 고용 지표와 13일 발표될 중국 수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미국 고용 지표는 11월에 비해 다소 호조세가 둔화될 전망인데 1·4분기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시키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국의 12월 수출이 비교적 양호하게 확인되면 위안화 추가 약세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경욱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했고 하락의 원인이 복합적이라는 점에서 단기간에 증시 반등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중동 및 신흥국 관련 우려의 확대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등이 달러의 추가적인 강세를 유발하고 있어 상승전환을 확인한 이후 저가매수에 나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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