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 당의 부산지역 패권 다툼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서부터 여야 잠룡의 정치적 '명운'까지 가를 수 있을 만큼 부산지역 민심 향배가 주목받고 있다.
■더민주, 부산 교두보 상실 불안감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의원 탈당을 놓고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일단 속내가 복잡한 쪽은 더민주다.
조 의원이 문재인 대표 등 친노무현계와 사사건건 대립과 반목을 반복해온 만큼 탈당 자체를 '앓던 이 빠진듯' 반기면서도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지역에서 핵심 교두보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병존한다.
더민주는 총 18석의 부산에서 최대한 7~8석을 승리를 목표로 세웠지만, 조 의원의 탈당이 역설적이게도 더민주의 완패 불안감을 키우면서 일각에선 문 대표의 재출마론이 부각되는 등 '주연'이든 '조연'이든 부산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역할론'이 제기된다.
대표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부산출신인 문 대표로서도 부산지역 총선성적표에 따라 대권가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부산 교두보 확보'와 '대선가도 승수쌓기 전초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할 숙제가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 부산 全勝 노린다
새누리당은 조 의원이 입당할 경우 '안방'인 부산에서 전승을 노리고 있다. 문 대표의 불출마에다 3선의 조 의원까지 '우군'에 편입되면 전체적인 부산지역 판도가 여당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당은 단순한 1석 이상의 정치적 상징성이 큰 만큼 그동안 조 의원 영입에 매우 공을 들여왔다는 후문이다. 다만 서부산지역이 야당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데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완승을 허락하지 않고 적절한 견제구도를 만들어내는, '민심의 절묘한 선택' 경향으로 인해 야당벨트가 견고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 의원의 이탈이 문 대표를 위시한 더민주 주류인 친노무현계과의 노선 및 정치적 성향에서 충돌하는 등 '물과 기름 관계'의 결과물로, 조 의원의 이념과 노선에서 새누리당의 옷이 맞지 않는 데도 단순한 선거공학적 관점에서 영입에 공을 들일 경우 오히려 야당 지지층의 '결집력'만 높여주는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부산이 근거지인 김무성 대표에게도 부산민심의 향배에 따라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될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철수, 부산상륙작전 주목
국민의당으로선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으로의 부상'과 '부산 공략 성공' 여부가 아주 중요한 목표가 됐다. 더민주로부터 상당부분 이탈한 호남민심을 등에 업고 있지만, 영남지역 지지세 역시 제1야당으로 부상을 통해 2017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필요한 '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간 부산지역 공략을 위한 치열한 혈투가 예상되는 만큼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집권여당의 텃밭이자 더민주의 지지기반이 비교적 강한 부산지역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부산출신의 안 의원이 총선에서 부산 출신의 거물급 인사를 부산 핵심지역에 내보내 한 판 승부를 벌인다면 새누리당과 더민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일단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현 서병수 시장에게 불과 1.3%포인트차로 아깝게 패했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출신의 전략통이자 경제전문가인 부산출신의 김성식 전 의원과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의 합류도 주목된다. 박 총장의 경우 옛 친이명박계 출신 인사들과 함께 국민의당 입당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국민의당의 '부산상륙작전'이 성공한다면 안 의원의 대권가도에 든든한 '정치적 언덕'이 될 수 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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