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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업체, 韓 스타트업 지원 공들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02 17:01

수정 2016.03.02 17:01

AWS 액티베이트 운영..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MS, 17개 혁신센터 협력.. 글로벌 진출 지원키로
잠재력 큰 기업과 상생.. 미래고객 잡으려는 의도
글로벌 IT업체, 韓 스타트업 지원 공들인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잇따라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들을 미리 지원해 미래의 잠재고객을 확보해 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는 최근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드라이브 속에 국내 창업 생태계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 IT업체들이 한국 스타트업들을 성장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돼 글로벌 IT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페이스북, AWS, MS '韓스타트업 러브콜'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SAP 등은 최근 각자의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방위적으로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컴퓨팅 업체 AWS는 'AWS 액티베이트(AWS Activate)'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이 AWS 플랫폼을 이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타트업 창업자는 AWS 전문가로부터 일대일 상담과 웹 기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AWS 서비스 이용권(크레딧)도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비트패킹컴퍼니'와 리멤버, 잡플래닛, 직방, 8퍼센트 등의 스타트업이 AWS 액티베이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올해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지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IT기업에 미래사회이자 미래마켓으로 통한다"며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곳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해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페이스북은 모바일 앱 개발자를 대상으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페이스북 스타트(FB Start)'도 실시하고 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페이스북의 무료 개발 도구 및 서비스를 활용해 앱 기획 및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MS는 최근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각 센터 내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을 위한 실무.기술 교육 및 이들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구글은 구글캠퍼스 서울을 통해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SAP는 이달 중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안에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디자인적 사고) 혁신센터(가칭)'을 오픈할 예정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d.스쿨(d.School)에서 시작된 디자인 씽킹은 인간(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통해 경영혁신을 이뤄내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개방형 혁신 나서야

글로벌 IT 공룡들이 한국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개방형 혁신'과 '잠재적 고객확보'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WS나 SAP의 B2B(기업간 거래) 기반 서비스는 창업 초기에 사용하면 사실상 '락인효과(Lock-in,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수한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활용토록 지원하는 것이다. 일례로 넷플릭스는 최근 자체 데이터센터 문을 닫고 전 세계 모든 서비스를 100% AWS에서 구현하고 있다.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글로벌 IT업체들의 수익은 자체 글로벌 마케팅 및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전 세계 수백만 개의 기업에서 나온다"며 "이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IT 스타트업들이 들어와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스타트업을 미리 이용자(고객)로 선점하면 플랫폼의 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이와 같은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업체들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아주 활발하게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력 체계를 갖춘다"며 "삼성이나 SK 정도가 최근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고 있긴 하지만 해외 IT기업들에 비하면 개방형 혁신에 둔감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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