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는 현재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뒷받침하는 강점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회복력, 건전재정 기조 및 양호한 국가채무, 1997년 이후 지속된 구조개혁, 감소된 대외취약성 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도전요인에 대해선 경쟁력 유지,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 가계부채,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급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현행 등급 Aa2(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한 이유로 "경제의 규모·다양성·경쟁력 등으로 향후에도 높은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하에서 견조한 중장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우리나라와 같은 경제적 강점을 가진 국가들로 호주(Aaa), 캐나다(Aaa), 아랍에미레이트(Aa2), 미국(Aaa)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 무디스는 "한국 경제의 성장 역동성은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며 "2009년에도 침체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26위(140개국 중)임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제도적 강점에 대해선 '정책 수립 및 집행의 효율성에서 볼 수 있는 견실한 제도'를 꼽았다. 독일(Aaa), 홍콩(Aa1), 영국(Aa1) 역시 우리나라와 같은 제도적 강점을 가진 국가로 꼽혔다.
무디스는 "재정·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했으며, 정보공개 역시 매우 투명하다"며 앞서 "국제통화기금(MF)가 2004년 우리나라가 새로운 기준의 공공부문 부채 산출을 통해 정부의 재정 투명성을 강화했다고 평가했음"을 언급했다.
재정적 강점으로는 흑자 통합재정수지 기조로 인해 2015년에도 선진국 중에서도 낮은 수준인 GDP 대비 2.9%에 불과한 적은 국채발행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비교적 견조한 중장기 성장세는 향후 정부재정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정부부채 증가도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최근 일반정부 부채도 2013년 34.3%에서 201년 35.9%로 약간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무디스는 "성숙한 국내 자본시장이 뒷받침돼 대외채권에 대한 정부재정 의존가 낮아, 글로벌 금융시장 및 환율 변동성이 정부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비록 정부의 우발채무인 공공기관 부채는 2006년 GDP 대비 15%에서 2013년 36%로 증가했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 성공해 2015년 30%대로 감소하는 등 위험성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한미동맹과 중국의 영향력으로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기는 어렵고, 이보다는 북한의 내부체제 붕괴로 인한 우리나라 정부재정 부담이 더 위험한 리스크"라며 "전쟁위험은 정부의 지급결제 시스템에도 단기적으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정부의 유동성과 은행부문의 대외취약성과 관련된 위험은 낮다. 경쟁력 있는 수출 산업과 상당규모의 외화보유액으로 인해 견조한 대외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당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는 향후 글로벌 자본 유출입 변동에 대비한 한국 정부·은행·기업의 회복력을 강회시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돼 왔으며, 2015년에는 최근 17년간 최고수준인 GDP 대비 7.8%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가계부채와 관련, "단시간 내에 금융안정성에 대한 위협이 되진 않는다"면서도 "소비와 경제성장에 잠재적인 부담요인이 될 수 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2010년 이후 순국제투자포지션이 강화되는 추세로 2014년말에는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으며 2015년에는 GDP 대비 14.7% 수준인 198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향후 등급 전망에 대해선, 한국 국가신용등급의 강점과 도전요인이 균형적이라고 보면서 향후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이라고 평가했다. 단, "한국 경제는 향후 3~5년간에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초체력과 부정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갖추고 있으나,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와 중국 경기둔화 등의 도전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향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는 성장동력 제고에 기여할 구조개혁의 조기성공 및 확대, 비금융 공공기관의 제도효율성 및 부채감소의 추가적인 가속화을 꼽았고, 하향 요인으론 진행 중인 구조개혁의 후퇴와 중장기 성장 동력 약화, 정부 재정건전성의 약화, 북한 내부체제 붕괴, 군사적 충돌 등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를 언급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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