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관악경찰서 '염산테러'.. 30대女 영장신청 방침(종합2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4 11:56

수정 2016.04.04 12:01

과거 자신의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이는 30대 여성이 경찰관 4명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경찰관에게 화학성 액체를 뿌려 화상을 입힌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로 전모씨(38·여)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께 경찰서 3층 사이버수사팀 복도 앞에서 해당 팀 박모 경사(44)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박 경사는 얼굴 3분의 2 정도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찰관 3명도 손등 등에 이 액체가 튀어 부상 당했다.


전씨는 지난 2013년 9월 전 남자친구의 협박에 대해 이 경찰서에 남자친구를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남자친구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각하 처분한 바 있다. 전씨는 이어 올 2월 초 아래층 이웃과 유리창 파손 등 재물손괴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전씨는 경찰의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사이버수사팀에 일주일에 한 두번씩 자주 연락하며 동료 직원들에게 사건 담당인 박 경사를 찾는 등 스토커같이 보였다는 것이다.

이날 역시 오전 8시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박씨를 찾았다. "직접 찾아와 달라"는 경찰관의 말에 오전 8시 30분께 사무실에 찾아온 전씨는 "왜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느냐"며 박 경사에게 발길질과 욕설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경찰관이 전씨를 말리던 중 그가 미리 준비한 흉기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박 경사 등은 "복도에서 얘기를 하자"며 전씨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지만 전씨가 갑자기 보온병에 든 액체를 박 경사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가 크게 비명을 지르고 화장실로 뛰어갔으며 동료들이 박 경사의 얼굴을 확인하자 수포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 전씨는 이 액체에 대해서 "염산"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조사 과정에서 이 액체를 직접 인터넷으로 구매했다고 진술했으며 현재 과학수사팀은 이 액체를 정밀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사와 전씨가 평소에도 자주 상담은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피해를 당한 박 경사의 상태가 좋지 않아 추가적인 확인은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씨가 어떤 경위에서 박 경사에게 범행했는지 조사를 하는 한편, 전씨의 정신과 병력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박경사는 사건 이후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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