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방문을 위해 1일 출국했다. 한국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54년 만에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원칙적으로 전 일정을 '루사리'를 쓰고 소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의 법 규정과 문화를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외국 여성지도자의 히잡 착용을 면제해주는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이란은 복식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보통 히잡은 눈썹 위까지 가린 채 얼굴만 드러내는 두건 형태인데 루사리는 숄이나 스카프에 가깝다. 화려한 색상도 많고 어깨까지 두르거나 목에 묶는 등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이란을 방문한 서구의 여성정치인들도 모두 머리카락을 가렸다. 캐서린 애슈턴 전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슬람 율법을 중시하지만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히잡을 쓰지 않도록 배려한 일이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을 때만 '샤일라'로 머리를 가렸다. 반면 지난해 1월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조문을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에 간 미셸 오바마 여사가 히잡을 쓰지 않아 논란이 됐다.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고 한다. 침체된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작은 계기라도 되었으면 한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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