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천씨는 매달 50만원씩, 20개월을 내면 원금 1000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는 이른바 '번호계'를 운영했다. 번호계는 계원들이 매달 일정액을 내고 순서에 따라 돈을 받는 계 운영방식을 가리킨다. 수령 순서(번호)가 늦을수록 이자가 늘어나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10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계를 운영하던 천씨는 3년 전 빠른 번호를 받은 일부 계원이 곗돈을 받고서는 월불입금을 내지 않았고 계원 추가 모집도 실패했다.
천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나머지 계원들을 속여 계속 월불입금을 받아내 '돌려막기'를 했고 일부 계원에게는 '이자를 더 주겠다'며 순번을 뒤로 미루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7일 마지막 계 모임을 한 천씨는 계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판단, 그날로 살림을 챙겨 야반도주했다.
이후 천씨는 전입신고하는 과정에서 계원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던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달아난 지 20일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주를 믿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친한 사람과 함께 계를 하더라도 직접 운영 상황과 순번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