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에서 반테러 대책 관련 연설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고 우리 국민을 존중하는 사람들만 미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냉전 시절 사상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했다"며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위협들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테스트를 개발할 때가 됐다. 나는 이를 '극단적인 심사'라 부르겠다"고 했다. 사상검증을 통해 입국자를 가려 받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사상검증을 위한 새 절차가 시행되기 전까지 "테러를 다른 나라에 퍼트린 역사가 있는 가장 위험하고 불안한 지역 출신들의 이민을 중단할 것"이라며 "미국 헌법을 불신하거나 편견과 증오를 지지하는 사람이 미국에 들어오게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중단 대상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채 "미국에 악의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 이슬람법이 미국법을 대체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 격퇴 방안으로 합동.연합 군사작전과 자금줄 및 인터넷 접속 차단을 제시했으며 이념전쟁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현 테러사태의 원인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이자 전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돌렸다.
그는 "IS의 부상은 오바마와 클린턴이 행한 정책결정의 직접적 결과"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완전한 실패"였다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국가건설과 정권교체에서 벗어난 외교정책을 재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연설은 트럼프가 자신을 위협하는 클린턴을 공격하는 한편 자신이 군총사령관으로서 전문지식과 진지함이 부족하다고 보는 공화당 인사들에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CNN는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대신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는 공화당 인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역대 미국 공화당 정권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고위직을 지낸 50여명은 지난 8일 집단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미 역사상 가장 무모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에게 지원자금을 끊고 선거역량을 상하원 선거에 집중하자고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은 15일 110명에 달했다.
트럼프의 반테러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과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미 준장 출신의 CNN 애널리스트인 마크 허틀링은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을 위험분자로 몰아 집단수용소에 강제 수용했던 미국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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