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9일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안마의자를 측근 집에 보관하게 한 행동이 방어권을 남용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증거은닉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취지와 상통해 처벌하지않고, 일반적인 방어권 행사를 넘어선 방어권 남용이라고 판단되는 경우만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씨(45)에게서 명품 시계와 안마 의자, 현금 등 3억580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측근 정모씨(51)를 시켜 명품 시계 7점과 가방 2개를 김씨에게 돌려주고 안마의자는 정씨 집에 보관한 혐의(증거은닉교사)도 받았다. 지난 1월 1심은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1년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2심은 받은 금품 중 명품시계와 안마의자 등을 제외한 현금 2억7000여만원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인정, 박 의원에게 징역 1년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선 시계와 가방을 돌려준 것은 무죄로, 안마의자를 측근 집에 보관하게 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원심 판단을 확정했지만 안마의자를 측근 집에 보관하게 한 부분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박 의원이 안마의자를 측근에게 보관하게 한 행위에 대해서만 재심리가 이뤄졌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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