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승부는 글로벌 시장, 에어비앤비와 경쟁할 것"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올해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신기술 투자와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통해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호텔,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 오프라인 숙박업소와 온라인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숙박 O2O 기업 야놀자가 주인공이다. 야놀자는 지난 2015년 단순 호텔, 모텔 예약 중심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한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의미의 '리스타트' 비전을 제시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 2015년에는 매출 367억원에 영업적자 72억원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비전 제시 1년여만에 야놀자는 단박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더나 6개월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매출도 대폭 늘었다. 2015년 367억원이던 매출은 1년만에 684억원으로 86%나 급증했다. 적극적인 투자가 매출 확대와 흑자경영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김 부대표는 야놀자의 흑자경영 노하우를 O2O 기업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O2O 사업의 기본적 특성이 글로벌 경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미 서비스 산업의 국경이 허물어진 시장에서 국내 O2O 기업들은 노하우를 공유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는 겨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야놀자의 목표는 국내 1위 사업자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에어비엔비와 경쟁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일단 야놀자의 흑자경영 노하우를 여러 O2O 기업들과 공유하기위해 O2O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등 국내 O2O 시장이 '고인물'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O2O는 '온라인·오프라인 연계'가 아니라 '온라인+오프라인'
2일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는 흑자경영의 비결을 '온라인+오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O2O사업은 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게 김 부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객실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IoT 기업을 인수해 객실에 센서를 달고 자동 출입문 개폐 시스템, 자동 전원 공급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객실에서 굳이 프런트에 전화하지 않아도 수건과 같은 소모품을 바로 요청할 수 있다.
야놀자가 직접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숙박업소 수도 늘렸다. 그 덕분에 야놀자는 지난해 프랜차이즈 100호점을 돌파했다. 100호점까지 규모가 늘어나면서 규모의경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121호점까지 늘어난 상태다.
김 부대표는 "우리 프랜차이즈 업소가 100호점을 넘어가면서 숙박업소에 필요한 비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품질 좋은 비품, 가구, 침구 등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오프라인 사업에서도 수익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숙박업의 미래, 모텔 고객 확대에 달렸다
야놀자는 고객층을 확장하는데도 적극 나섰다. 모텔의 '음침한' 이미지를 바꿔 가족단위 여행객들을 모텔로 불러들이기 위한 시도다. 이미 일본에서 성행하던 러브호텔이 손님이 없어 줄줄이 폐업하는 것을 본 야놀자는 한국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부대표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관광하러 많이 오는데 이들이 입을 모아 한국에는 잘 곳이 없다고 한다"며 "비싼 호텔만 찾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는 모텔이라는 호텔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숙소가 있다는 것을 외국인들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결제수단 알리페이를 도입했다. 중국어 숙박 예약 서비스인 '야왈바'도 선보이는 등 중국 여행객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나섰다. 아울러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세계 50여개국 한인숙소 1600여곳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한인숙소 예약 서비스 '민다'에 투자를 단행, 해외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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