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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00대 골프코스] (16) 중국 완다 백두산 골프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02 19:51

수정 2017.03.02 22:42

원시림 병풍 삼은 54홀 ‘한 폭의 동양화’
백자작나무 군락 백화 코스, 잭 니클라우스가 코스 설계
1번홀 백두산 보는 행운도
중국의 오거스타 송곡 코스, 곳곳에 고목들로 신비로움
100대 코스 위원 김운용씨 2년간 명품 코스 기틀 닦아
[아시아 100대 골프코스] (16) 중국 완다 백두산 골프장

완다 백두산 골프장
완다 백두산 골프장

완다 백두산 골프장은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 골프장은 중국의 완다그룹이 200억 위안(약 3조33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완다 백두산 국제리조트 내에 위치해 있다. 총 54홀 규모로 지난 2014년 5월 17일 개장했다. 백두산을 바라보며 샷을 날리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자작나무 숲이 양쪽으로 도열해 있는 드넓은 페어웨이 멀리 백두산이 그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코스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백두산 원시림을 병풍 삼아 조성됐다. 그래서 전체적인 풍광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코스는 백화 코스와 송곡 코스로 나뉜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백화 코스는 18홀(파72.전장 7368야드)로 조성됐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다. 끝없이 이어지는 백자작나무 군락지에 자리잡고 있어 거대한 '생태 공원'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페어웨이가 좁아 티샷의 정확성을 요구한다. 게다가 그린 공략도 어렵다. 이른바 '물결 그린'인데다 주변에 벙커가 많아서다.

백두산 천지
백두산 천지
그 중에서도 1번홀(파4)은 전체 18홀 중에서 가장 의미가 있는 홀이다. 날씨가 쾌청한 날에는 티잉그라운드에서 우뚝 솟은 백두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백두산의 장관에 마음을 빼앗겨 미스 샷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번홀은 까탈스럽기로 유명하다. 프로들도 울고 간다는 챌린지 홀로 도전정신과 고도의 전략을 동시에 요구한다. 백화 코스 클럽하우스는 바로 호텔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걸어서 이동해도 된다.

'중국의 오거스타'로 불리는 송곡 코스는 동코스 18홀과 서코스 18홀로 구성됐다. 그중 동코스는 회원제여서 회원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설계는 위대한 골프설계가 중 하나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맡았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지형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골프 코스는 자연에서 나오고, 땅의 소리를 듣는다'는 설계 철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입각해 서코스는 리조트식 골프장으로 조성했으며 동코스는 챔피언십 코스로 세계 100대 코스 진입을 목표로 건설됐다.

서코스 13번홀이 무척 흥미로운데 울창한 숲으로 인해 페어웨이가 더욱 좁고 길게 느껴진다. 그린 또한 숲속 끝에 숨어 있어 공략이 만만찮다. 서코스 17번홀에서는 원시림의 향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도그렉 홀로 그린은 보이지 않지만 100년 된 나무 한 그루가 페어웨이 중간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 그곳이 페어웨이가 꺾이는 지점이라는 표식이다. 코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고목들이 이곳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로 우리는 그저 간단히 정돈만 했을 뿐'이라고 서코스를 평가했다. 송곡 코스 36홀은 모두 페어웨이에 벤트 그라스를 식재했다.

송곡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홀의 다양성이다. 지형적 특성상 자칫 그 홀이 그 홀이 될 뻔했지만 설계자의 철저한 체크하에 그런 염려는 사라졌다. 홀간 독립성이 완벽하게 보장됐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서도 동코스와 서코스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다. 서코스는 리조트 골프장으로 우호적이고 관대한 반면 동코스는 챔피언십 코스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난도가 높다. 서코스는 동코스에 비해 지형이 아름답고 숲과 나무가 무성하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백두산이 보이지 않는 게 흠이다. 반면 동코스 15번홀에서는 백두산이 신기루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이 리조트에 애착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개장 초기에 리조트 경영 고문 겸 골프 책임자가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클럽 나인브릿지 제주의 고문이었던 김운용씨(70)다.
완다그룹은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이자 골프트래블의 편집위원인 김 고문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의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그야말로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실현한 김 고문은 2년여간 재임하면서 오늘날 완다 백두산 국제 리조트가 세계적 휴양지로 각광받는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자리한 골프장을 통해 한국 골프의 위상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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